김지영이 겪는 일들이 낯설지 않다. 그래서 불편하고 마음 아팠다.
딸이기 때문에 살림 밑천이 되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 남동생에게 양보해야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남동생은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인 것에 대한 억울함, 여성이라서 스스로 단속하거나 위험한 상황에서는 떨렸던 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각이 깨인 듯 말하는 남성들도 결국 자각은 자신의 가족에만 머무른다. 이런 경험들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씁쓸하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과 중첩되는 부분들을 보도 자료로 뒷받침하며 글을 써 내려간다. 그래서인지 르포를 읽는 듯하다. 쉽게 빠르게, 공감하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