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한로로는 특유의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며, 일상에 스며드는 온기를 지녔다. 노랫말 속에서 단단한 자기 목소리로 세상을 노래하는 가수다.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한 한로로의 첫 소설 자몽살구클럽에서 소설가로서 보여주는 세계는 음악보다 훨씬 더 구조화되어 있고, 다양한 삶의 아픔을 담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두 재능의 결이 완벽히 겹쳐지지는 않는다. 음악 속의 솔직함이 소설에서는 때때로 계산된 감정으로 보이는 듯한 순간이 있다.
자몽살구클럽은 청소년기의 외로움, 관계, 그리고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청소년의 ‘자살’이라는 주제를 당사자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그 시도가 용감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고통을 섣부르게 재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편함도 남았다. 타인의 고통을 서술자의 언어로 재현할 때, 독자로서 오히려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는 한로로가 지닌 감수성의 힘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커지는 행복은 모순적이게도 불완전한 감정들까지 데려온다”라는 문장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소중한 것이 생겼을 때 오히려 상실을 걱정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감정, 내가 종종 느꼈던 두려움이 겹쳐졌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가진 복합성을 생각해보게 하는 문장이었다.
청소년 자녀를 둔 엄마로서 나는 이 작품이 다루는 청소년기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의미를 둔다. 동시에, 타인의 아픔을 예술로 표현할 때 필요한 윤리적 감수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자몽살구클럽은 완벽하지 않지만, 불편함과 공감을 동시에 이끌어내며 우리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