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
- 박지영
- 11,700원 (10%↓
650) - 2025-10-22
: 1,215
난 너무 다정하고 착하게 다가오면 가식적인 느낌이 들어서 한 걸음 더 멀어지곤 한다. 청개구리 같은 사람. 그래서 마냥 토닥이는 책을 잘 읽지 못하는데, 작가님은 확실히 다르다. 내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다고나 할까. 이 책도 그런 느낌이었다. 읽는 동안 고독과 슬픔이, 그리고 희망이 가득 느껴졌다. 그리고 책과 나, 이렇게 둘뿐이었다. 세상 배경 소리는 점점 흐려졌다.
이를 느끼면서 책을 들여다본 경험이 정말 오랜만이라 들떠 있었다.
치욕, 수모의 기억 → 가장 뜨겁고 치열했던 날들
고통의 환부 → 소중하고 간직해야 할 예쁜 기억
번거로운 순간 → 가장 아름다운 결말
'좌'의 기분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썼고, 아쉬움이 남아서지 않을까. 그러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생의 암흑기라 여겼던 감정과 기억도 '우'의 아름다운, 예쁜, 치열한 날의 기억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헤맨다. 그래도 조금 더 ‘잘’ 헤맨다. 좋은 쪽으로 향하고, 가고 있는 것이니까. 내가 불안하니까 타인의 감정을 더 잘 파악한다. 그러니 더 불안해도 좋지 않을까.
아 정말, 작가님의 말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도 이런 사람으로 나아가고 싶다. 다 안다고 오만하지 않고 길을 계속 찾는 사람, 타인의 감정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사람. 완벽보다 ‘과정’에 가치를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너는 커서 뭐가 될래?” 하고 물어본다면, 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답한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