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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님의 서재
  • 유식불교의 거울로 본 하이데거
  • 권순홍
  • 25,200원 (10%1,400)
  • 2008-09-16
  • : 97

인문학 분야의 학위 논문이나 학회지 논문을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에 저자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가 있다. 

자신의 논지를 구성하기 위해 부자연스러운 참고 자료 인용과 다소 억지스런 해석이 가미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책을 읽을 독자에 대한 배려 같은 것을 간과하는 것도 그것이다. 


오직 자기만의 '하이데거 읽기' 방식을 강요하는 글.

하이데거 사상을 터럭 한 오라기까지 자기 방식으로 박제화하여, 죽어서 고정불변한 사상으로 박물관 지하에 못박아 두는 글처럼 느껴진다. 


과연 하이데거가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의 사상이 저자 권순홍 혼자만의 해석으로 고착화되는 것에 동의할까? 

아니면 생물처럼 유동화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꿈틀거리는 상상과 영감을 주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까?


무엇보다도 유식 불교를 논하는 저자의 논지가 과연 깨달음을 성취한 분상에서 우러나오는 절대적 진리의 말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하이데거는 저자의 논지에 동의할 것이며, 석가모니 부처님도 이 말에 동의할까?


이 책은 저자 자신만의 독창적 사상을 저술한 1차 전적(典籍)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1차 전적을 직접 해석한 2차 전적도 아니며,

김형효나 한자경이 저술한 2차 전적의 말꼬리를 붙잡고 비판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는 데다, 학계의 구태의연한 갑론을박이 드문드문 보이는 3차 전적이라 읽을 가치를 못 느끼겠다. 더구나 그 내용이 자기만의 아상에 편집(偏執)하는 속좁은 학위 치적용 산물이라면…


깨달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영적 수행도 없이, 

유식 불교의 논서를 낱말풀이와 맥락만으로만 따져가며 시비를 가리거나 

자기만의 주장을 고집하는 게 가당한가?


옛 논서나 하이데거가 남긴 그림자들만 엮어가며 제 주장을 펼친들

그 또한 새로운 그림자의 2차적 생산 같은 부질없는 짓 아닐까?

차라리 김형효처럼 자신만의 영적 깨달음이나 직관으로 새로운 빛을 비춰주지는 못할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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