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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새님의 서재

나역시 십 년도 더 전에 이책을 초등학교 방학숙제로 읽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로 초등학생에게 권장할만한 수준의 책이 아니다. 사회의 권력 작용과 그에 적응하는 개인들, 그리고 권력의 교체에 대한 비유를 담은 이 책은 배경만 초등학교일 뿐, 우리 사회 전체를 풍자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권력층이 독점한 사회의 법칙에 분노해보고 그것에 대항해보지만, 결국 그 법에 굴복하는 것 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음을 깨달을 때의 절망감과 일단 굴종을 택한 이후에는 권력 수단을 확보하는 것에 더욱더 열을 올리게 되는,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가진 치사함을 드러냈다. 

 그나마 소설에서는 새로 부임한 교사의 개혁으로 인해 모순된 권력구조가 청산된 것으로 그려지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오히려 폭압이 사라진 자리에 합법의 탈을 쓴 불의가 횡행하고 그러한 부정의 실력을 갖추고자 혈안이 된 수많은 엄석대들이 똑똑한 두뇌로 무장하고 배회하기에 더더욱 씁쓸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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