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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새님의 서재

 날카롭게 세워두었던 가시를 나이가 들면서 점점 거두어 들이는 것은 세상에 익숙해져서라기 보다는  너그러워져서라고 생각한다. 날 선 개념의 기준으로 고정관념을 타파하기보다,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받아들이기에 친숙해졌을 때 혹자는 세상과 타협했다고도 하지만, 그것은 또한 삶을 관조할 줄 아는 여유이기도 하다.

사랑의 기술을 비롯한 에리히 프롬의 저서들은  인간의 자유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었으나, 고민의 시작이 될지언정 해결이 되지 못한다. 어느 선에서 사랑과 집착의 구분이 생기며,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은 간단하지 않고 미분화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때로는 존재를 의탁하고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생존하는데 더 낫겠다 싶은 극한적인 삶도 있다.

  하지만  삶의 어느 시기에는 분명히 가시를 날카롭게 하고 익숙한 관념들을 몰아내야 할 단계가 있으며. 사랑의 기술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이후는 각자의 삶에서 그 과정 속에서 나름대로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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