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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N
  • 밤은 부드러워라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16,650원 (10%920)
  • 2018-06-05
  • : 1,199
무려 5번의 도전만에 성공했다. 다른 번역본으로 2번 시도 후 이 번역본을 구입했고 3번째 시도는 아주 짧았고 작년 8월 작정하고 덤볐는데도 1부의 반밖엔 못 읽었다. 다행히 이번엔 1부를 무사히 넘기고 2,3부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5번이나 시도한 이유는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라는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때문이다. 피츠제럴드가 작가들의 작가라는 데 적극 동의하는 이유는 내가 그렇게 피츠제럴드를 만나서다. ‘위대한 개츠비’는 ‘노르웨이의 숲’ 때문에, ‘밤은 부드러워라’는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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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가 각기 다른 장르처럼 여겨질만큼 다르다. 1부는 그저 그런 연애소설 같은데다 수사가 너무 많아 진도가 몹시 더뎠는데 2부를 읽으며 ‘아름다운 애너벨 리~’에서의 언급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피츠제럴드의 세밀하고 다소 과한 묘사가 드러내는 인물들의 감정에 놀라곤 한다. 그 미묘한 심경의 변화는 날카로움보다는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도 매력적이다. 피츠제럴드의 세계는 아주 작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 이후로는 마음도 생각도 자랄 수 없어서 평생 괴롭고 고단했을지도 모르겠다. 작은 세계에 갇혀 바라본 멋지고 다채롭고 커다란 세계는 신기루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닿을 수 없고 닿고 싶은 잡히지 않지만 잡고 싶은 피츠제럴드의 세계는 열등감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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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부드러운 것은 덜 보여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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