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어떻게든 통한다는 점을 종교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여준 책으로 이 분의 전작 <라틴어 수업>보다 개인적으로 훨씬 더 좋게 읽었다. 사람들이 혼탁하게 만들어 길을 잃은 종교 말고, 본래 종교가 가르치는 삶에 대한 진리를 탁월한 통찰로 짚어주는데 저자의 전문적 식견이 빛을 발한다. 지금 한국사회의 종교는 정당만 없다뿐 권력집단화 되어 있고 돈과 이익을 좇는 영리기업이 되었다. 여기에 이만큼의 통찰로 종교에 대해 말하는 종교인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든 갖지 않은 사람이든, 그가 펼쳐놓는 인문학적 통찰은 아름답고 유용할 것이다. 읽는 내내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지 않게 살기 때문에 세상이 혼탁하다는 어떤 사람의 말이 생각났다. 사제직을 내려놓겠다는 저자의 결정이 혼탁한 종교,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잃은 종교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인가. 이 책을 보면 이제까지 그 어떤 사제보다 사제답게 살아온 사람일 거라 추측되고, 앞으로 사제로 살지 않아도 성직자보다 더 참 종교인으로 살 거란 생각이 든다. 그의 앞날을 주목할 것 같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바티칸시국‘으로 효력을 갖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반전이 생깁니다. 교회가 과거 교황령이라는 방대한 교회의 영토를 이탈리아에 귀속시키면서 실질적 주권영토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교회의 영적지위는 어느 시기보다 높고 견고해졌다는 점입니다. - P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