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땅을 가진 강한 나라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작은 나라의 필연적인 운명이 우리나라에 있었던 것처럼 서아시아쪽 조지아에도 있었다. 아름다운 풍광보다, 음식이나 와인보다, 그들의 역사가 더 빨리 마음에 들어온 건 동병상련의 아픔이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이리라. 기원전 12세기 때부터 원 조지아인이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는데, 이민족의 외침이 어쩜 그렇게 쉴 새 없었는지, 그런 와중에 조지아 전통문화는 어떻게 꿋꿋하게 지킬 수 있었는지 우리나라와 같은 듯 다른 어떤 지점이 부럽다. 오랜 세월 구 소련의 지배 아래 그루지아 공화국으로 존재감을 유지했을 때도 우린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텔레비전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조지아를 소개해주고 많은 한국인들이 발걸음을 한다고 한다.
전통을 지키며 자신들의 삶을 방식을 우직하게 지켜가는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이 책은 더없이 간결하고 좋은 조지아 안내서다. 무식한 채로 여행하고 싶지 않은 이에게도, 그렇다고 아주 깊게 알려고 공부하기는 쉽지 않은 이들에게, 이 작지만 강한 나라를 배우는 방법으로는 더없이 알맞고 합리적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조지아 대사관이 제공한 풍부한 사진자료도 좋고, 책 뒷편에 부록도 재미있고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