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박완서의 말
동동동 2025/04/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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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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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말 – 소박한 개인주의자의 인터뷰』
— 말에 지성이 실린 책 마음산책 ‘말‘ 시리즈 열 번째 —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 지음/호원숙 비아 머리말, 153×218×17mm 200쪽 417g, 마음산책 펴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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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나 다가온 봄을 새치기로 막아 선 늦가을 같은 날에 우박까지 맞으며 떨다가 들어선 곳에서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표지에 이끌렸다. 따뜻한 눈길 속에 예리한 눈빛을 보았다. 살아있는 그대로 입말을 전하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1931~2011) 대담집.
스무 살을 시작하면서 정기구독을 하던 잡지 여럿 중에 <문학사상>이 있었다. 1985년 03월호에 첫 회 연재를 한 「미망」. 첫 회부터 회를 거듭할수록 읽으면 누군가 뒤에서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했다. 연재가 이어질수록 더욱 심했다. 광고까지 빼놓지 않고 읽던 잡지인데도 이 소설 연재 부분만큼은 몇 회 지나 읽기를 중도 포기했다. 지금은 말고 나중에 모아 읽겠다고 모아 놓은 잡지는 결국 읽지 않고 폐지로 버렸다. 연재를 마치고 1990년 가을 단행본으로 나왔을 때 서점 평대에서 차례 한번 펼쳐 보지 않고 표지만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돌아온 일이 몇 번인지 모른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냥 ‘未忘‘이라는 한자 표제 이미지가 무서웠다. 그러다가 결국 사 들고 왔다. 이후 책장 속에서 수감 생활을 하다가 재활용품 수집하는 어느 날 상자 속에 파묻어 내놓았다.
텔레비전에서 드라마로도 나왔지만 연속극이라 싫어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올라오는 단편 기사는 요리조리 잘 찾아 읽어왔다. 소설을 읽지 않고 눈요기 귀동냥으로 뗀 셈이다. 작년 2024년에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에 귀가 번쩍 뜨여 시도해 보려다 또 손을 놓았다. 나에게 소설 ‘미망(未忘)‘은 평생 미망(未望)인가!
이름만 남은 봄이 가기 전에 먼저 ‘박완서 기념관‘에 찾아가서 ‘나의 미(未)‘를 풀어야겠다.
▪︎인창도서관 2층 박완서 자료실▪︎
https://www.gurilib.go.kr/inlib/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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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문단 하나 고르기▪︎
˝
•김경수
의외스러웠던 게 ‘나목‘이라는 말인데요. 이게 실은 일본 명이 아닌가 싶은데, 우리의 경우 헐벗은 나무에 대한 명칭은 ‘나목‘보다는 ‘낙목‘이라고 기억하고 있거든요.
•박완서
‘나목‘이라고 붙이면서 사전을 찾아봤는데도 나와 있지 않았어요. 흔하게 그냥 벌거벗은 나무, 고목하고는 다른 의미로, 나중에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그게 어쩌면 정말 일본에서 빌려온 뜻인지도 모르겠어요. 그 전에도 이걸 쓸까 말까, 첫 작품이고 하니까 이름 붙이는 데에도 참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그냥 써봤을 때의 그 이미지 같은 것에도 굉장히 애착을 갖고 있었어요. 지금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사전에도 그게 없어서 쓸까 말까 했었는데, 시어로는 그 말이 흔히 쓰였어요. 언어를 다듬는 시인들이 많이 쓰니까······ 하는 생각, 그리고 그것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벌거벗은 나무‘ ‘헐벗은 나무‘ ‘겨울나무‘ ‘가을나무‘래두 뭔가 소녀 취향 같은데, 그게 그냥 괜찮게 느껴졌어요. 소설에도 나옵니다만 박수근 씨 유작전에서 본 건데. ‘나목‘이라는 이름은 아니고 ‘나무와 여인‘ 뭐, 이런 것이었는데 하나도 이파리를 단 나무가 없었어요. 나무 밑에 소녀가 있건 노인이 있건 나무에는 이파리가 없구······
– 80~82쪽 – 「저문 날을 건너오는 소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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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담집의 대담자와, 대화를 나누었던 때와, 당시 나이를 비교하며 읽었다.
1. 어머니의 개인주의로부터
호원숙 비아(1954~)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07주기)
「들어가며」 2018.07.
2. 다시 살아 있는 날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59살)
고정희(41살, 시인, 1948~1991)
<한국문학> 1990.01.
3. 극복될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하여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59살)
정효구(32살, 문학평론가∙시인, 1958~)
<문예중앙> 1990.여름.
4. 저문 날을 건너오는 소설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60살)
김경수(29살, 문학평론가, 1962~)
황도경(세례명미상, 29살, 문학평론가, 1962~)
<문학정신> 1991.11.
5. 그 가을의 하루 동안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62살)
공지영 마리아(30살, 소설가, 1963~)
『문학동네』 제1호(1993.11.)
6.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65살)
오숙희(37살, 여성학자, 1959~)
<참여사회> 1996.1/2.
7. 상처 속에 박혀 있는 말뚝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66살)
권영민(49살, 문학평론가, 1948~)
<라쁠륨(La Plume)> 1997.겨울.
8.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박완서 정혜 엘리사벳(67살)
피천득 프란치스코 금아(88살, 시인∙수필가∙영문학자, 1910~2007)
김지용(우먼센스 기자)
<우먼센스>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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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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