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그린 팔레트』
▪︎이진희 지음, 152×225×17mm 320쪽 598g, 제이앤제이제이 펴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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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부제인듯 아닌듯 그러나 마치 부제처럼 ‘화가들의 팔레트에서 시작된 12가지 색의 무한한 감정–마음의 붓질, 감정의 덧칠‘이라 표기하였다. 요즘 나오는 책 대부분이 무언가 시작 말씀을 한꼭지 하고 나서야 차례를 보게 만드는 데 이 책은 맨 처음에 차례가 있다. 차례 표제 항목에서 열두 개 파트로 색을 분류하였다. 어떤 순서일까 왜 열두 개로 분류했을까 궁금하였다. 삼원광(빨강·초록·파랑, RGB가산혼합)을 기준으로 한다면 열여섯 가지일텐데 왜 열두 가지로 했을까 궁금해서 다음 쪽을 여니 프롤로그 중간에 지은이가 아주 간단 명료하게 답변한다. 지은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제일 먼저 만나는 색을 열두 색 크레파스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시대에 따라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색은 늘어간다. 나는 몇 가지 색으로 시작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지은이는 느껴지는 색 나름대로 느끼는 대로 온전히 각자의 색을 찾으라고 권한다.
다른 그림 서적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 대상 작품 바로 옆이나 밑에 관련 색상을 팔레트 모양으로 붙이고 십육진(HEX)코드와 십진 RGB코드를 병기하여 HTML 색상코드(HTML Color Codes)를 기재하였다. 대상 그림과 대조하기도 편하고 같은 종류의 색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매우 친절한 편집이다. 각 색상마다 고유 기호로까지 대조할 수 있게 하였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원래 색을 지면에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인쇄란 요원하니 책으로만 보기에는 안타깝다. 이 책을 들고 미술관에서 진품이 뿜어내는 실제 색을 보고 느낀다면 모를까. 그래도 조명에 따라 다를테니 역시 빛과 색은 가슴에 품고 머리로 느낄 일이다. 머리에 스크린을 편다면 어떤 색이라도 어떤 빛이라도 보고 느낄 수 있다.
아래 인용한 프랑스 화가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 1870~1943)의 말처럼 그림이 과거에는 사진을 얻는 목적이었다면 근현대에는 창조와 창작이다. 작가는 자연을 지나치게 모방하지 말고 추상을 구상으로 표현해내는 창조 공정을 보여주고 감상자는 볼 수 있어야 하겠다.
▪︎책 한 권 읽고나서, 문단 하나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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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드니의 천국은 초록색 풀과 꽃이 가득 한 정원이었다. <파라다이스>는 천국, 낙원이라는 뜻으로 천국의 평화롭고 영적인 분위기, 신비함을 표현했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천사들이 모여 노닐고 있다. 천사들은 흰색, 분홍빛 옷을 입고 있으며, 주변의 식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누가 천사이고 무엇이 꽃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드니의 표현 방식에 세밀한 묘사는 없지만, 색과 분위기의 조화가 보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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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지나치게 모방하지 말아라. 예술은 추상이다. 자연 앞에서 꿈을 꾸면서 결과보다 창조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모리스 드니>
-170쪽 - 「Part 7 초록–평평한 초록_모리스 드니」: ‘<파라다이스> 모리스 드니, 1912, 오르세 미술관‘ 중에서.
약탈 예술품 반환 사례를 소재로 한 영화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를 언급하여(251쪽) 부랴부랴 찾아서 시청하였다. 이렇게 좋은 책은 종이책에도 하이퍼링크가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지은이는 인용을 하여 글을 쓰고 읽는이는 인용을 받아들여 한층 더 넓은 세계로 빠져든다.
▪︎관련 영화▪︎
– 251쪽 ˝<아델 블로흐-바우어 1세의 초상화>(캔버스에 유화, 은·금, 1907, 미국 뉴욕 노이에 미술관(Neue Galerie) 소장)˝
–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가 그린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Adele Bloch-Bauer, 1882~1925)의 초상화 또는 <황금 옷을 입은 귀부인(The Lady in Gold) 또는 황금 옷을 입은 여인(The Woman in Gold)> 작품(1908)에 얽힌 사례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 영화: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 다른 제목: <黄金のアデーレ 名画の帰還(황금 아델-명화의 귀환, 일본어)>·<名畵的控訴(명화 고소, 자유중국>·<金衣女人(황금 옷을 입은 여인, 중국)>·<La femme au tableau(그림 속 여인, 프랑스어)>·<האישה בזהב(황금 옷을 입은 여인, 히브리어)>·<Die Frau in Gold(황금 옷을 입은 여인, 독일)>
• 사이먼 커티스(Simon Curtis, 1960~ ) 감독, 한태일 번역, 109분, 영어·독일어·히브리어, 미국·영국, 2015.
• 영화 대본: 「에릭 랜돌 쉰베르그(1966~)와 마리아 알트만(1916~2011)의 실화(<Eric Randol Schoenberg and Maria Altmann>)」, (알렉세이 케이 캠벨(Alexi Kaye Cambell, 1966~) 각본)
• 영화 원작: 『우먼 인 골드』
– 원제: 《The Lady in Gold: The Extraordinary Tale of Gustav Klimt‘s Masterpiece, Portrait of Adele Bloch-Bauer.》(Knopf, 2012.)
- 앤 마리 오코너(Anne-Marie O‘Connor, 1959~) 지음/조한나·이수진 올김, 152×210mm 352쪽, 영림카디널 펴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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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돌-둥근돌-옥에티˝▪︎
– 파트 1에 ‘흰색‘보다는 ‘하양‘이 어울리겠다. 바로 다음에는 ‘검정‘이니 같은 고유말이 더 정겹다.
– 삽입한 작품의 원작 정보 설명을 생략했는데 물론 까닭이 있겠지만, 바탕 재료와 사용 재료, 크기를 붙여주면 작품 이해와 색상 느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같은 색상도 재료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또한 크기에 따라 이해도도 달라지고 눈에 보이는 색상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 66쪽부터 ‘중절모‘를 언급했으나 작품 그림을 보니 중절모가 아니고 모두 실크햇(탑햇)이다.
– 214쪽 ‘미망인‘이란 용어는 여성 차별 용어이니 가급적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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