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때에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비행기에 올랐건만 돌아 올때는 만신창이가 되어 거의 폐인으로 돌아온지라 여행기를 쓰려니 기분이 묘하다.
보통은 즐거운 기운에 여행기에도 그때의 행복감이 묻어나건만 나의 상하이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었다고나 할까..
7박 8일 장기간(?)여행중에 3일째에 걸린 감기로 기침이 거의 폐렴이 의심스러웠고 고열에 코와 입으로 나오는 피와 가래등은 모든 음식물 맛을 쓰게 만들었다.
돌아오자 마자 들어누워 나 죽는다하고 병원가서(난 진짜 감기같은 거 안걸리는 사람 병원은 애낳을 때외엔 안간다) 주사맞고 약타고 급기야 동생 불러서 링겔 까지 맞고서도 정신을 못 차리고 헤롱거렸다.
일주일쯤 지난 지금에서야 눈에 총기가 좀 들어오는 듯 ....
의사 말에 큰 병은 아니고 너무 무리해서 그러니 푹 쉬란다. 그래 너무 무리했다. 너무너무
병이 깊어 지기 전까지 우리는 하루 종일 먹지도 않고 걸어다녔다. 그렇게 싼 택시요금에도 우린 반드시 걷거나 버스를 갈아 타고 다녔다. (너무 힘들땐 내돈내고 택시 탔다.)
상하이의 이상기온도 겹쳤다.
갑자기 눈이 오더니 4일 연장 눈이 내렸다. 어찌 춥던지. 지금도 뼈속까지 한기가 느껴진다.
가뜩이나 느끼한 중국음식이 입이 쓰고 입안이 전부 헐어 아무것도 넘기질 못하니 몸에 무리가 갈밖에 ....
애초에 8일동안 공동경비로 쓰기로 했던 각자 2000위안이 반도 안썼으니 우리 여행이 정말 빈티나는 여행일밖에...
같이 갔던 동료는 워낙 이런 여행에 단련이 된듯 끼때마다 밥먹겠다는 내가 무척 답답해 보였나보다. 담에는 패키지로 다녀란다.
동료는 아침에 호텔에서 식사 가득하면 4시가 넘도록 안먹어도 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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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동공항
아시아나를 타고 도착한 상하이 푸동공항은 진짜 컸다.
이때부터 중국은 뭐든 다 크다. 큰 것을 좋아하는 속성이 있나 했는데 알고 보니 워낙 사람이 많은 탓에 항상 크게 뭐든 크게 만들 수 밖에 없더라.
비행기 타는 곳, 내리는 곳, 환전하는 곳, 로밍하는 곳 등이 다닥다닥 붙은 김해 공항은 진짜 구멍가게 수준이다.
부산과 1시간의 시차를 가진 상하이에 11경에 도착해서 시내로 가기 위해 자기 부상열차를 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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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열차
상하이 시내까지 가려면 룽양루 역에서 갈아 타야 하지만 항공권 갖고 있으면 50위안짜리를 40위안 해준다해서 타봤다.(올때도 타게 된다.)
시속 450km까지 속도를 내는데 8분이면 룽양루 역에 도착한다.
계속 속도를 올리다가 최고 속도에서 다시 속도를 내린다. 끝이다. 약간 허무하다.
2위안하는 버스비에 비해 비싼 편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는 않았다.
룽양루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갈아타고 난징 동루역까지 갔다.
중국 지하철 무지 시끄럽다. 사람들이 외치는 수준이다. 거기다 칸사이 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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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하철 2호선
우리의 숙소인 동아반점(중국은 호텔을 반점이라한다.)을 찾아 지도를 참고로 계속갔다.
광장쪽에 경찰서와 인포메이션센터가 있어 들어갔더니 주머니에 손찌르고 정말 불친철하게 대꾸했다. (중국인들이 원래 불친절하다니 참고 익숙해지기로 했다)
겨우 동아반점을 찾고 체크인을 하는데 호텔 직원도 우릴 거의 무시한다.
적응안되었다. 100위안을 계약금으로 내놓으라해서 주었다. 체크아웃할때 받아간단다.
중국 호텔은 대부분 그렇단다.
이럭저럭 짐을 풀었다.
잘 찾아왔다는 안도감과 과이 별 2개짜리 호텔치고 넓고 깨끗하여 만족스러웠다.
일단 오후 일정을 상해 박물관으로 잡고 그곳으로 갔다.
점심은 대충 먹기로 해서 동아반점 주변에 맥도날드로 갔다. 한국에서도 잘 안가는 햄버거가게를 중국에서 첫식사로 먹었다.
햄버거와 음료를 1,2층에서 따로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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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맥도날드
2시쯤 지나서 들어간 상하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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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빌딩에 둘러싸인 박물관
명성대로 거대한 박물관이었다. 고대 왕의 상징인 솥을 상징한단다. 천원지방을 담고 있기도 하고.
한국 설명기가 40위안이었다. 입장료가 20위안인데.
결정적으로 설명되는 유물이 별로 없었다.
일단 가장 하이라이트인 청동관을 들어갔다.
부산시립 박물관에 초대되어 온적이 있는 유물이었다. 그때 충격 받았는데 역시나 대단했다.
기껏해야 청동기라면 청동검, 청동거울, 청동방울 정도로 떠올리는데 각종 제기며 그 문양들이 가이 기원전 2-3000년전의 것이라기에 놀라울 따름이다.
한번 보면 꼼꼼하게 보는 동료는 거의 모든 유물을 사진 찍었다.
난 도록을 살 생각으로 참았다. 난 메모리가 1기가밖에 안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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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에 새겨진 문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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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담은 그림들
이야기를 담은 이런 그림들은 해석하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2층의 자수관은 살짝 돈다고 했는데 중국 사람들 성격이상한 사람 많았다. 
자주 잠자리 날개
이런 것 자수 놓고 있다가는 정신분열 일으키겠다 싶을 것들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4층짜리 건물에서 2층에 들어가자 마자 5시 10분전 이라고 빨리 나가란다.
칼이다. 잘못하면 박물관에 갖힐 것 같은 분위기다.
아쉽지만 나왔다. (6일째에 다시 와서 다 봤다. 결국 박물관에서 하루종일 보낸 격이다. 우리가 누구인가)
결국 지리도 익힐겸해서 와이탄으로 갔다.
상하이의 고건물들이 집중적으로 있다는 황푸강변. 걸어갔다. 그것도 꽤 되는 거리인데.
가다보니 삼성의 신세계성이 보인다. 완전 나이트 분위기다. 악단이 '반달'을 연주하고 아저씨 아줌마들이 쌍쌍이 춤을 춘다. 매일밤 여기서는 이런 모습이 펼쳐졌다.
아침에는 맞은편 건물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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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쌍파티
배가 고파 난징동루에서 밥집을 찾았다. (상하이의 길이름은 난징, 옌안, 베이징등등 중국의 중요 도시명을 사용한다.)잘 모르는 관계로 그저 일식집이 보이길래 들어갔다.
우동과 돈까스. 중국에서 왠 일본식. 상항이는 역시 국제도시. 다음에는 중국식 먹자하면서 허길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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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별로 구만.
버릇대로 물티슈를 사용했는데 2위안 더 받더라. 이잉...
슬슬 불을밝히는 야경을 보면서 와이탄으로 갔다.
조계지 시절 각나라가 만들었다는 19세기의 건물들이 지금 또다시 그들 자본이 들어차 있다.
상하이는 의무적으로 야경시설을 요구하는지 거의가 이런 조명시설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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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불밝히는 난징동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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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 거리
처음보는 경치라 이곳 저곳 기웃기웃 사진찍고 추운줄도 모르고 다녔다. 어리버리한게 눈에 띄는지 얄굿은 물건사라고 달라붙는 사람들이 많았다.
올땐 꼭 사려했는데 그것도 마지막날엔 보이지도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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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에서 본 동방명주,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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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의 야경
이게 왠일이냐.
이먼 이국땅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다니.
경기도에 근무하시는 정용택선생님 가족을 만났다.
어찌 반가운지. 선생님은 3일 여정으로 오셔서 다니셨단다.
기념 촬영하고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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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택선생님과
실컷 구경하고 그 긴 와이탄을 다 걷고 갑자기 인적이 드문듯한 골목길로 숙소를갔다.
나중에 보니 그곳이 옌안 동루였다.
그곳은 상하이는 공사중을 실감나게 했다.
상하이는 밤낮으로 공사중이었다. 24시간을 36시간으로 일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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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는 공사중
그렇게 첫날은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