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방학때 지인들과 어울려 일본 여행을 갔다.
순수 국내파를 주장하다 처음 가본 해외 여행은 정말 꿈만 같았다.
쿄토, 오사카, 나라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주 구체적인 장면들까지 떠오르며 행복하다.
같이 갔던 사람들이 유난히 편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라 더욱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한번 해외여행의 맛을 들인 이후 이제 해외 여행은 내 삶의 낙이요 목표가 된 것 같다.
'삼십대를 알차게'가 해외 여행으로 실현 될 줄이야...
다음 여행을 준비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12월 말에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여행을 준비하며 각종 책들을 사다 읽었다.
노트에 정리하며 정말 열심히 꼼꼼히 준비하였지 싶다.
그런데 사정상 그 여행이 일년뒤로 연기되었다.
그래 이리저리 혼자서 뒤적거리다 여행 좋아하는 베테랑 선배언니에게 덜커덕 걸렸다.
미얀마 25일짜리인가 장기여행을 가자길래 아무래도 아이 둘딸린 아줌마로서 도저히 안된다고 말려 상하이 여행 7박 8일로 합의 봤다.
일본여행 중에 한국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해서도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중국을 가더라도 일단은 수도인 북경을 보고 싶어 했다.
허나 겨울에 너무 춥다는 둥, 공해가 장난 아니라는 둥 언니의 꼬시킴에 넘어가 상해로 가기로 했다.
같이 갈 사람이 여의치 않아 결국 언니와 단둘이 가는 단출한 여행이 될 것같다.
워낙 여행을 많이 다닌 베테랑이라 뭐 별 걱정은 안되지만 지난 일본여행과는 좀 다른 맛의 여행이 될것 같다.
둘다 역사전공에 또 구석구석을 좋아하는 언니스타일상 맹 역사 답사여행이 될것 같다.
그래도 저녁엔 맥주한잔의 여유를 가질수는 있겠지. 내가 꼬셔야지...
생각보다 상해는 고대보다는 근현대 역사의 주역이라 조금 황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 부산을 답사할 때 느끼는 그런 막막함이 좀 있다.
하지만 부산의 곳곳을 찾아내고 의미를 읽었던 것처럼 상해 또한 조계지로서 근현대의 중국 역사의 역동의 장에서 충분히 가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열흘 남았나... 공부를 해야 하는데 책도 사놨는데
매일 매일 아줌마의 소임이 왜 이리도 많은지.
그저께는 딸래미 방에 들어갈 책상과 책장이 오느라 거의 이사수준의 짐정리가 있었다.
시누의 방문, 친구들의 방문에 왠 곰거리 일까지 어제는 하루종일 중노동의 연속이다.
이러다 책 못읽고 책만 들고 여행가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