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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 강성곤
- 15,120원 (10%↓840)
- 2023-06-22
- :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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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11년차 국어 교사가 추천할 만한, 재미와 쓸모를 모두 잡은 트랜디한 국어 교본
국어 교사로 11년째 일하면서 손에 꼽게 자주 받는 오해는 내가 타인의 맞춤법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일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일단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배움의 과정에 있는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내가 국어 교사로서 만날 때는 맞춤법을 고쳐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평소에 일상적인 대화를 하거나 온오프라인으로 아이를 상담하는 상황에서까지 맥락을 깨가면서 "저기 이거 맞춤법이 틀렸거든..?"같은 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언어의 제 1기능은 의사소통이고, 거기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일단 해당 의사소통의 목적에 집중한다. 내가 맞춤법을 그때그때 지적하는 것은 의사소통의 본 기능을 상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상대의 맞춤법을 고쳐줄 확률은 낮으면서 국어 관련 직업 종사자들에 대한 편견만 한층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타인의 일상 언어 사용을 바라본 지가 꽤 오래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맞춤법도 국어도 알면 알수록, 쓰면 쓸수록 어찌 보면 한없이 깊고 무궁무진한 것이라 국어를 전공한 나도 늘 문득문득 궁금한 것이 생기고, 매일 사전을 찾아본다. 그러니 국어가 아니라 다른 것을 더 잘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국어를 완벽하게 쓰는 재능은 좀 부족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까지 깔끔하고 완벽하게 사용하고 있으면 훨씬 똑똑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플러스 요인일 뿐이니까. 다만 국어 전공자인 내가 최대한 정확하게 언어를 사용해서, 최소한 나를 보고 따라해서 누군가 국어를 잘못 사용하는 일은 없도록, 마치 윤동주가 자기반성을 하듯이 자꾸만 나의 국어 사용을 돌아보게 되기는 한다. 내가 맞춤법을 잘못 쓰지는 않았나, 혹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 차별적인 단어 등을 사용하지는 않았나 하는 것들을 자꾸만 돌아보다보면 늘 곱씹고 돌아보는데도 불구하고 아는 게 생길 때마다 한참 전에 잘못 사용한 언어들이 생각나곤한다. 참으로 말을 정확하고 세련되게, 깊이있고 품격있게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맞춤법절대안틀리는노래 라는 영상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꾸준히 틀리는 맞춤법들을 모아 3분 정도의 신나고 중독성 있는 노래 영상으로 반복 학습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점이 흥미로워서 나도 셀 수 없이 여러 번 봤었고, 국어교사 단톡방에서도 수업 자료로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을 보았다. 백 번을 말해도 고치기 힘들었을 누군가들의 맞춤법이 정말 자연스럽게 많이들 교정되었으리라. 더불어 맞춤법을 지적하는 것이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어 일단 듣는 사람의 귀부터 닫는 일이었을 것이라면, 그 노래 영상은 오히려 그랬던 사람들이 재미있게 따라부르고 타인에게 전파하는 과정에서 맞춤법도 하나의 컨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평소 쓰던 말을 돌아보게 하고, 자연스럽게 맞춤법을 맞게 쓰는 것이 즐거운 일일 수 있다는 인식을 널리 퍼트렸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노래와 같은 흥미로운 컨텐츠를 좀 더 깊이 있게, 넓은 범위로 확장해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매번 헛갈리는 표현/ 잘못 사용하고 있는 표현/ 자연스럽고 세련된 표현/ 차별하지 않는 중립적인 표현/ 지양해야할 번역투 표현/ 발음/ 복습퀴즈까지를 마치 평소에 관심있던 질문을 누가 하는 것을 듣고 스르륵 이끌려서 그 주제에 완전히 빠져들듯이, 누구나 한 번쯤 틀리거나 고민해봤을 예시들을 귀신같이 뽑아서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해주어 다음 장에는 뭐가 실렸을지 궁금하게 하고, 언어를 사용한다는 게 비단 표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를 표현하는 행위임을 아주 자연스럽게 자각하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언어를 사용하며 표기나 발음, 혹은 표현법 등 각자가 고민해봤을 부분을 집중적으로 읽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아주 훌륭한 국어 학습서인데 재미 있기까지 해서 학습자가 스스로 공부하고 자신의 언어 습관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너무나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극찬 꽤 오랜만에 해보는데, 순도 100% 진심이다. 학교 도서관에도 신청해두고, 국어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도 함께 읽어보자고 자신있게 권해주고 싶다. 또한 국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뿐 아니라 평소에 국어 사용에 관심이 있어 심화학습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으로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학습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지적은 남이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야한다. 특히나 언어처럼 학습으로 선그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 숨쉬고 있는 것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을 비롯해 더 정확하고 세련되고 품격있는 국어를 구사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제목과 소개에서부터 이미 마음이 훌쩍 기울어서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했는데, 찰떡같이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주시고, 국어 전공자로서 타인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책을 하나 만들어주신 #책키라웃 과 #노르웨이숲 출판사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책은 그럴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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