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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 김성효
- 16,020원 (10%↓
890) - 2024-06-05
: 3,581
개그우먼 장도연씨의 유튜브를 보면서 "나도" 하고 무릎을 탁 친 적이 있다. 그는 내향형이며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힘들고 부끄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너무나 웃기고 싶은 본능이 있어 기어이 웃겨야 한단다. 평소 개그 프로그램이나 패널로 본 그는 천상 개그우먼이 아닌가? 선입견과는 다른 모습에 놀라면서도 어쩌면 부끄러움이 많은 그의 모습이 진짜일 수도 있겠다고 묘하게 납득했다. 나도 그렇다.
그럼에도 사람 앞에 서서 말하는 직업을 23년째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즈음 후배들이 조언을 구하러 왔을 때 선배로서 명쾌한 답을 주고 싶지만 언어와 지혜의 한계로 불분명하고 부족한 뭔가를 말하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무슨 말을 해주는 게 좋았을까 고민했던 기억 때문이다. 선배랍시고 명쾌한 답 하나 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이 책의 사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교사가 아니라면 이런 일로 민원을 넣느냐고 놀랄 일들도 많다. 이런 학부모도 자신이 속한 직장과 사회에서는 좋은 평판의 사람일 수 있다. 부당한 요구와 민원은 교실 밖을 넘지 않는다. 도의적이라는 무한책임과 교사의 무능으로 여겨 교실 안에서 곪아 터지기 직전이다. 교사의 연이은 자살로 인해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성효 선생님 같은 선배 선생님이 계셨다면 교직생활이 덜 외로웠을 것이다. 주변에서 "교감선생님은 안 떨리세요?"라고 물을 정도로 학부모 민원에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분이지만 사실은 본인도 떨리고 도망가고 싶단다. 이 책의 사례는 본인이 겪은 일이고 그때마다 제대로 말하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고 자책했었다고 한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면 지금은 이렇게 말하겠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쓰면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짐작할 뿐이다. 밤마다 이불킥하고 싶은 순간들, 상처를 끄집어 내고 떠올려야 하는 심정 말이다.
그럼에도 과거의 감상으로 흐르거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 상황별 교사의 말하기, 대응법, 안내문, 바뀐 교육 정책과 법률 등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다. 특히 공감하기, 바꿔 말하기 등 교사의 말하기는 입말이 되도록 연습하면 좋은 예이다.
가장 밑바탕에는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를 위해서 머리를 맞대야 할 관계라는 것, 신뢰를 쌓고 다가가기를 주저하지 않음에 있다. 학부모는 언제든 문의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맞는 말이다. 나도 그러한 요구를 민원이라고 뭉뚱그려 생각해 버렸다. 또 3월 첫날부터 학생과 학부모에게 나를 알려주지도 않고 담임교사니까 신뢰하라고 요구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말한다. 말하기도 연습하고 자신을 돌아보되 자책하지 말라고. 배운 것이 있다면 어떤 일도 실패가 아니라고.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그럼에도 연습하면 된다고 용기를 준다.
말주변도 지혜도 부족하여 우물쭈물하는 나지만 후배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밀 책 하나 알게 되어 척 내밀 수 있겠다.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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