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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보그가 되다
  • 김초엽.김원영
  • 17,820원 (10%990)
  • 2021-01-15
  • : 8,586

최근엔 좀 늘긴 했지만 우리 나라는 장애인을 보기 힘든 나라다. 

짧은 생각에는 교통 체계나 도로 같은 것들이 장애인들이 다니기에  불편해서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책 읽는 내내 참 무심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장애라고 하면 선천적인 것만 생각하는 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후천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노화로 인한 장애까지). 또한 사이보그란 표현을 사용하지만 넓게 생각해보면 해당 안되는 사람일 없을 듯. 

한 줄 표현한다면 "장애인이 살기 좋은 세상이라면 비장애인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일 것"

그런 세상을 만들려면 장애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뭘 알아야 잘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 모~두 살기 좋은 세상.


“사이보그(cyborg)는 기계와 결합한 유기체를 일컫는 용어지만 현대의 첨단 기술문명이 낳은 새로운 존재의 상징처럼 쓰인다.”

“농인들은 수화언어를 사용하는 자신들에게는 청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농문화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휠체어만 탔을 뿐 당신과 똑같은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대신, ‘나는 휠체어를 탔고 그 점에서 당신과 같지 않지만, 우리는 동등하다.' 라고 말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정작 농인인 김씨나 나와 같은 청각장애인들은 기가지니가 만든 목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없다. 그러니까 기가지니가 김씨에게 선물한 ’목소리‘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가 아니라, 청인들이 청각장애인에게서 듣고 싶어하는 목소리다.”

“장애인은 기술을 사용하는 주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베푼 온정의 수혜자로 위치한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에게 수백,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기기 가격은 이미 현실에 있는 기술에조차 접근할 수 없게 하는 큰 장벽이다. 미래의 트랜스휴머니즘은커녕 2021년의 사이보그 기술조차도 장애인들에게는 결코 가까운 현실이 아니다.”

“문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손상‘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회의 지배적인 관점이라는 것이다. 치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관점은 현실에서 장애인들이 지금보다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지워버린다.”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을 기술과 의학으로 교정하려는 정상성 규범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어 장애인의 현실을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발 붙일 곳이 없다.”

“장애가 있다는 것이 그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장애인에게 적절한 도움과 접근성을 갖춘 환경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장애가 부정적인 낙인의 총체로 작용하는 사회에서는 ’적절한 환경과 조건에서 장애인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선택지는 사라지고, 장애는 완전한 무능 혹은 그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의심의 대상으로 이원화된다.”

“부뤼노 라투르의 행위자-연결망 이론의 언어를 빌리면, 장애는 오직 인간만으로 구성된 사회와 문화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몸과 자연, 건축 환경과 인공물을 모두 포함한 네트워크상에서 만들어지고 규정되기 때문이다.”

“에이유디와 토도윅스에서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싶은 점은 기술 지식의 생산자들이 무엇보다 장애인의 필요를 중심에 두고, 장애 정의와 접근성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따뜻한 기술‘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보편적 설계를 지향하되 장애 정의와 접근성 실현을 설계의 중심에서 제외하지 않고, 장애인이 지식 생산의 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국의 등록 장애인 인구는 2018년 기준 25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퍼센트를 차지한다. 스무명 가운데 한 명이니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숫자인데도 일상에서 장애인을 마주치는 일은 흔치 않았다. 장애인들이 오랫동안 집과 시설에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공공 기관과 주요 민관 기관의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되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년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접근성이 ’우수‘ 수준인 사이트 비율은 8개 산업 분야의 1000개 웹 사이트 중 6.5퍼센트에 불과했고, 66.6퍼센트가 미흡한 수준이었다. 특히 장애인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해야 할 보건•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IT강국이라 자부하는 국가의 온라인 세계가 아직은 모두를 위한 세계가 아닌 것이다.”

“장애를 무리하게 치료하고 극복하려는 태도에서 자유로워지고, 나아가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수용하고 몸과 정신의 다양성을 긍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 어것이 20세기 후반 내내 세계적으로 확산된 장애권리운동의 이념이었다.”

“인간과 다른 지각 세계를 가진 동물들을 이야기할 때 움벨트umwelt라는 말을 쓴다.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생물체가 주관적으로 인지하는 세계. 그 개개가 살아온 또한 지각하는 환경을 일컫는 말이다.”

“당연하게도 장애라는 개념이 없는 세계는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세계는 장애가 없는 세계라기 보다는 장애를 보이지 않게 숨긴 세계다.”

“비장애중심주의, 즉 능력차별주의는 취약한 몸, 손상된 몸, 의존하는 몸에 대한 혐오이며, 건강하고 탁월하고 독립적인 몸을 훨씬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관념이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장애인의 몸으로 물질세계화 직접 상호 작용하는 구체적인 경험이고, 그 경험은 개인의 자아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지금까지의 세계가 얼마나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맞춰진 세계였는지, 그 공간에 맞지 않는 수많은 이들을 격리하고 밀어냈는지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돌봄을 받는 일은 두렵지만 누군가를 돌보는 일도 그만큼 버겁다. 우리 사회에서 취약한 사람을 돕는 역할은 거의 그 가족이 전담한다. 노화를 포함한 ’불치병‘은 가족 전체의 어려움이나 비극으로 여겨진다. "

“우리는 어떤 사람과 하나의 시공간을 점유할 때에만 이미지와 소리에 제한되지 않는 풍부한 총체를 경험할 수 있다.”

“장애인 인권운동가 김도현은 장애인운동의 목표란 자립이 아니라 연립을 기본적인 삶의 조건으로서 지향하는 것이라면서, 이때 자기결정권(자율성)이란 ’여러 주체들이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서로의 의견과 판단을 소통하고 조율해가며 실현할 수밖에 없는 권리‘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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