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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z3178님의 서재
  • 준비한 마음이 모두 소진되어 오늘은 이만 쉽니다
  • 홍환
  • 12,150원 (10%670)
  • 2020-09-10
  • : 212
《준비한 마음이 모두 소진되어 오늘은 이만 쉽니다》


마음이 소진되었다는 것.
학생, 취준생, 직장인, 그 누구나 느껴봤을 거다. 사실 모두가 다 비슷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리저리 치여 지친 내 모습을 마주할 때면 어쩐지 자신이 없고 두렵다. '나만 이런 걸까?' 하는 생각이 어김없이 따라 붙는다.


쿨하게 '그래, 나 좀 지쳤다!' 인정하면 안될까... 안될 건 없는데도 역시나 어렵다. 그건 왠지 정말 정말 정말 최선의 최선의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질 수 있는 몫이란 생각에서다.
그렇다면 그냥 좀 뻔뻔하게 인정하는 건 어떨까.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불쌍한 척하는 것만이 지친 것에 대한 면죄부인 양, 한없이 시무룩해 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그래서 저자는 당당히 썼다. 마음이 소진되었고, 그래서 오늘은 이만 쉰다고! 속으로 수십 번 되뇌기만 하던 누군가의 혼잣말이자, 나올 듯 말 듯 목에 걸려있기만 하던 누군가의 외침이다. 저자는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사람이자, 다른이의 마음도 돌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책의 <시작하며> 마지막 줄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다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 라고 쓰여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고, 독자인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온전히 전해 받은 느낌이기도 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많은 것이 소진되어 있었을 나는, 어느 겨울 도서관의 소원 트리에 이렇게 적었었다. 합격 기원이 아니었다.
"부디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기를"
나는 알았다. 시험 합격이든, 행복한 미래든, 모든 것이 내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돌보아야 하는 마음이고 소진되어선 안되는 마음이다.


그 어떤 것보다 마음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러나 실천엔 번번이 실패하는) 나로서는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값지게 느껴졌다. 특히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누군가에게 ( 분명 마음이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을 건낼 수 있게 된 저자는 말한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라고.
나 또한 진짜, 진정으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내 고민의 시작이 혹 이 말을 의심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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