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긋 웃고있는 호랑이,
마냥 호랑이 같거나 사람같지도, 마냥 귀엽거나 무섭지도 않다.
책을 받고 마주 보니 '정말 묘하게 매력적이다..'생각했었다.
책 표지의 색깔이나 질감, 폰트 색, 두께감, 양장.
거기에 더해 '빼꼼' 고개 내민 호랑이 일러스트는 정말 절묘하다.
그 조화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해 보이는 이 책을,
정말 감사하게도 출판사 북극곰의 서평단으로 선발되어 받아 보게 되었다.
(책이 너무 예뻐서 자꾸 들여다 보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을 다룬 책이라니.. 사실 처음엔 조금 생소했다.
《간식을 먹으러온 호랑이》가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나 오랜기간,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아 왔는지도 잘 알지 못했으니,
그 작가에 대해서는 오죽하랴^^.
그렇게 나는 단순한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러스트에 대한 설명 위주의 책이겠거니 했던 내 예상과는 다르게
책 속에는 '주디스 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의 '삶'은 정말이지 다채롭고 자유분방했다.
그의 '캐릭터' 또한 그의 삶만큼이나 매력적이었다.
그런 삶을 살아서 이렇게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 싶지만,
내 생각엔 그는 타고난 감각과 영감의 원천을 가진 사람 같았다.
그림에 대해서는 집요하고 치밀한 노력쟁이였으나,
뒤늦게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며 뛰어들게 된 그림책을 그리는 일에 있어서는
그의 타고난 어떠한 감각이 가감없이 발휘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간식을 먹으러온 호랑이》 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권이 판매되었다는데, 그의 '첫' 그림책인 것이다.
내가 감히 '주디스 커'라는 작가가 어떠한 감각을 타고났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에서 그가 2018년에 출간한 《엄마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다.
대략적인 스토리만 보았을 때도 그의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감각은 그녀가 1923년에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의 감각은 언제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살아있는 감각으로 숨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처음에는 순수미술만 고집하며
일러스트 학위를 받는 것에 실패하기도 했다고 하니, 오히려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뒤늦게 노력한 단순 노력형 천재인가도 싶겠지만,
'마음에 전구가 켜지듯이' 온전히 그의 본능으로부터 우러나서 하게 될 때,
그는 좋은 그림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평생 그림 그리기를 싫어했던 적이 없다는 그.
그 말의 진정성을,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무수한 그의 그림들이 말해준다.
그럼에도 한 때는 일러스트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결국엔 그런 그가 그려낸 일러스트가 또 너무 따듯하고, 매력적이고, 애정이 느껴져
더욱 더 신기할 따름이고^^.
왜 북극곰 출판사에서 기꺼이 '주디스 커'라는 작가의 책을 번역하여
이렇게나 예쁜 책으로 담아 내게 되었는지, 끝까지 읽고 보니 잘 와닿았다.
'그림 그리기'나 '그림책'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매력이 배가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