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한글날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것을 느끼던 중 우리 문화그림책으로 나온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은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이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나 심지어 정부 고위 관료의 입에서도 영어로 된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나오는 이 때, 옛날 우리 조상들이 자신의 말과 뜻을 표현한 글자가 없어 겪었던 어려움을 저학년 학생들도 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이 책은 잘 풀어내고 있다.
한글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잘 설명해 주고 있으며, 한글이 만들어지면서 궁중 사람들 및 일반 백성들의 삶의 형태가 달라진 것을 저학년 학생들에게 잘 알려주고 있다.
세계의 여러 말에 포위되어 정감 있는 고유의 단어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요즈음, 우리말을 왜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일깨워 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글자 크기를 좀더 키우고 글자 모양을 옛글씨체로 했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