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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
  • 프란치스코 교황
  • 24,300원 (10%1,350)
  • 2026-01-12
  • : 1,450

메마른 마음에 내린 하느님의 처방전 한동안 마음이 참 메말라 있었습니다. 해야 할 일들에 파묻혀 숨 가쁘게 지내다 보니 감사라는 감정은 먼 나라 이야기 같았고, 일상은 무채색처럼 건조하기만 했었습니다. 특히나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데 주변에서는 봉사라는 이름으로 자꾸만 더 많은 짐을 제 어깨에 얹어주려 했습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못해 끙끙대며 버티던 어느 날, 먼 곳의 성지에서 처음 뵙는 신부님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봉사는 내가 시간 남을 때, 여유가 될 때 하는 것이라며 내려놓으라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말씀해 주신 해결책이 참 현실성이 없다 싶기도 했지만, 그 말씀에 기대어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생긴 여유 시간에 잠도 좀 푹 자보고 운동도 하면서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몸과 마음을 억지로 깨우지 않고 가만히 두었더니, 신기하게도 아주 작은 일상들이 하나둘씩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집이 있다는 게 참 감사했고,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 남편과 아이들이랑 보내는 소소한 일상들이 새삼 즐겁고 소중해졌습니다. 저와 함께 웃어줄 이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멀리서 동네로 놀러 오는 동료를 제가 마중 나가야 할 판에, 굳이 우리 집 앞까지 와서 저를 차에 태워 가는 배려를 받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심지어 키가 아주 크지 않아 코트가 발목까지 내려오니 따뜻해서 참 좋더라구요. 만약 내 키가 170이었다면 이 추운 날에 발목이 얼마나 시렸을까 생각하니 지금 제 모습이 좋아서 뜬금없이 신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별거 아닌 일들에도 서서히 기쁨이 차오르는 걸 경험하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행복론을 읽으니, 마음이 왜 이렇게 막 행복해지는 걸까요. 교황님께서는 행복이란 어디선가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이라는 책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며 그 안에 이미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행복해지려고 무언가를 더 채우거나 억지로 애쓰기보다,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나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여유를 가지라는 말씀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먼저 사랑하셨다는 놀라운 진리가 숨어 있었습니다. 내가 먼저 무언가를 해내야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지쳐 있을 때도 그분은 이미 저를 조건 없이 사랑하고 계셨습니다. 이 사랑을 먼저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충분히 쉬고 그분께 받은 사랑을 확인할 때, 그 기쁨은 억지로 짜내는 의무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이웃 사랑이 됨을 느낍니다. 하느님께 생명을 거저 받았듯이 나 또한 그 무상함을 살아갈 때, 즉 나를 아끼는 마음이 타인을 향한 진실한 나눔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참된 기쁨을 맛볼 수 있음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 노력하고 낙엽보다 새로 돋아나는 싹을 지켜보는 희망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무거운 짐에 눌려 근근이 살아가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신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다정한 말씀들은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려두신 선한 꿈을 향해 이제는 기쁘게 걸어가 보려 합니다. 그 길 위에서 평범한 물이 향기로운 포도주로 변하듯, 나의 매일매일이 기적 같은 은총으로 가득하기를 조용히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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