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2024년도 며칠이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주가 지나면 다음주 수욜부터는 새해네요. 성탄을 앞둔 어느 날 길 가다가 미사 시간이 되어 한 시골 성당으로 들어갔었습니다. 그 성당 신부님께서 캐스리더스 12월의 서평 책이 안셀름 그륀의 『화해를 원해』인걸 아셨는지 평소 사이가 나빴던 사람들과 화해하는 방법으로 미사중에 평화의 인사만큼 쉽게 풀어지는 화해가 어디 있냐며 평화의 인사하면서 다 풀라고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부임한지 3년째 되어보니 시골 성당의 4대 재앙이 있더랍니다. 첫째는 비, 둘째는 잔디, 셋째는 눈... 나머지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요. ^^ 오래된 성당이다 보니 비가 새는데 한 두방울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쏟아지는 비에 샤워도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여름에는 잔디가 무섭게 자라나서 잔디 깎느라 고되고, 겨울에는 눈 치우는게 재앙같아서 싫었다하세요.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부터 비 오는걸 싫어했던가?’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하셨어요. 예전에는 비오면 부침개 부치는 생각도 나고, 술 한잔도 생각나고 좋았었는데, 내가 인식하기에 따라 좋아하고 싫어하게 되는거라고 하셨습니다. 당연하고 공감되는 이야기지요.
우리는 사회적으로 우파 좌파뿐 아니라 가족, 친구와 자연이랑도 불화를 겪고 있습니다. 안셀름 그륀의 『화해를 원해』에서는 불화가 가득한 세상과 화해를 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인과 화해를 하려면 내 안에 깊숙이 들어가서 나 자신과 먼저 화해를 해야하고, 하느님과 화해를 해야하고 그래야 세상과 화해를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용서는 나를 위해 나 혼자 할 수 있지만 화해는 내가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은 만큼 다른 사람도 나로 인해 상처받았음을 인지하여 함께 해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삶의 파도가 닥칠때에는 분명 좋은일들이 많았지만 그런건 하나도 생각이 안나고 나를 때려치는 파도만 보입니다. 나이가 드는 것이 은총이라 느끼는 점이 지나고 나서 뒤돌아보면 파도는 사라지고 사이 사이에 숨어있던 아름다웠던 것들만 남아서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저보다 아홉 살 많은 50대 중반 언니가 그랬습니다.
화해는 상처를 진주로 만드는 데에 필요한 과의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훼손시킨 자연과의 화해도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책의 후반부는 성경 안에서 예를 가져와서 세상과 화해에 대해 성경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주변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시는 분, 이제는 서로 용서하고 평화를 얻고 싶으신 분들에게 선물같은 책이 될 것입니다. 아니마, 아니무스, 초자아 같은 심리학 용어들을 사용하여 영성적으로 내 마음의 불편함을 스스로 알아내고 세상과 화해하는 법에 대한 말씀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내면을 종교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 이 책을 좋아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