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름 이진송, 어디서 많이 들어 봤는데? 했더니
「계간홀로」,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차녀 힙합』 등을 쓰신 작가님이었다.
너무 재밌겠는데..? 하고 목차를 봤더니 더 재밌어 보여서 후루룩 읽음!
"일로 만난 게 아니었다면, 우리 사이 좀 달라졌을까요?"
SBS 드라마 <하이에나>의 마지막 회.
정금자(김혜수 역)에게 호감을 보이던 케빈 정(김재철 역)은 이해관계가 충돌하자 아련한 눈빛으로 묻는다.
정금자는 케빈 정의 악수를 받으며 대답한다.
"그나마 일로 만났으니까, 당신을 만나준 거예요."
(p.150)
우리 사회는 천편일률적인 '엄마'의 틀을 만들고,
출산한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가임 여성을 부어 주조하려고 한다.
온 국민이 좋은/나쁜 엄마 스티커를 들고 쫓아다니는 꼴이다.
정작 길에서 만나는 어린이에게는 친절과 관용을 베풀지 않고, 노 키즈 존 따위나 만들면서 말이다.
(p.218)
어디서 듣길, 공부를 하는 이유는 세상을 보는 시각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똑같은 다큐멘터리를 봐도 사전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보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얻어 가는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
'지식'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대중매체를 보는 올바른 시각'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진송의 필터'를 거쳐서 바라본 대한민국 대중매체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방송을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것, 장애를 웃음거리로 삼는 것,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 성소수자를 지워버리는 것 등..
대중매체는 차별을 웃음과 선량함 속에 교모히 감추어 놓기에 더 무섭고
이를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다행인 것은 대중매체도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 것.
너무 서서히긴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각이 변하는 만큼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도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이런 도서를 읽을 때마다 이걸 10대 친구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10대일 때보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아이들이
매체에서 보여주는 잘못된 이미지, 가치관 등을 저항 없이 수용할까 걱정이 된다.
친근한 얼굴로 다가오는 대중매체를 한 번 꼬아서 보는 법,
이런 것도 학교에서 꼭 가르쳐야 할 중요한 공부이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으로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