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독일 이데올로기에 나오는 이상적인 인간처럼, 노동을 하되 노동에 찌들지 않는 인간, 힘찬 노동을 마치고 나서도 남아도는 힘으로 비평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전인적 인간이 되어보는 것이었다.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인간. 오늘은 이 일을 하고 내일은 저 일을 하고, 아침에는 사냥을 하고, 오후에는 낚시를 하고,
저녁에는 소떼를 몰고, 저녁 식사 후에는 비평도 할 수 있는 인간.
그러면서도 사냥꾼도 어부도 목동도 비평가도 아닌 ‘그냥 나 자신‘
이 되는 인간. 그것이 바로 [독일 이데올로기]가 그린 이상적인 삶이었다.
소로는 월든에서 정말 그런 삶을 살았다. 자신의 노동력을 타인에게 팔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인간, 최소한의 노동만으로도 소박하지만 부족함 없는 생계를 꾸려나가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충만함을 느끼기에 인간에게 과도한 애정을 갈구하지 않는 인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그렇게 월든 호수처럼 맑고 푸르르고 눈부신 존재로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다.-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