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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님의 서재
  • 피버 드림
  • 사만타 슈웨블린
  • 12,600원 (10%700)
  • 2021-03-15
  • : 492

[줄거리]


이 책은 병실에 누워있는 아만다와 다비드의 대화에서 시작한다.

여름 휴가를 맞아 ‘아만다’는 딸 ‘니나’와 함께 시골로 놀러온다. 여기서 왠지 모를 끌림과 불편감을 동시에 가진 여자 ‘카를라’를 만나고 그녀와 친분을 쌓는다. ‘카를라’는 자신의 아들 ‘다비드’가 6년 전 원인 모를 독에 중독된적이 있고, 이를 ‘녹색집의여인’으로부터 ‘이체’를 통해 치료받았으며 그 이후부터 아이가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기묘하고 소름끼치는 이야기에 딸 니나에 대한 보호본능이 커진 아만다는 ‘구조거리’에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며 불안을 느낀고 ‘다비드’에 대해 모종의 두려움을 느낀다. ‘아만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모녀는 독에 노출되고 만다. 딸’니나’의 행방이 묘연해진체 홀로 병원에 입원한 ‘아만다’는 죽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서로는 대화를 통해 얻고 싶은 정보가 다르다.  


[서술방식 : 대화의 마트료시카 인형]


주된 플롯은 [다비드-아만다] 의 대화이며 이 둘은 서로 ‘벌레가 생기는 정확한 순간(4p)’와 ‘지금 딸 니나는 어디에 있는(95p)’지를 두고 대화의 주도권 경쟁이 독자로하여금 긴장을 유발한다. 이 대화 속에는 아만다가 들려주는 [카를라와 -아만다 자신]과의 대화가 하나 더 있으며 카를라는 다비드가 어떻게 독에 노출되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만다는 그런 카를라의 이야기를 들으며 딸 니나를 관찰하는 시선으로 시점이 나뉘어 진다.

이처럼 이야기는 오직 인물간의 대화에 의해 서술되며 대화속에 또 대화가 있고 시점이 각각 서술되서 처음 읽을때는 의식적으로 집중해 가며 이야기를 이해해야 했다. 소설을 읽으며 영화 인셉션이 생각이 많이 났는데 알고보니 이 영화도 중남미 대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의 ‘픽션들’에 모티프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두 작가 모두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한 개념 안에 있다고 한다.


[‘환경소설’+’모성으로 인한 두려움’->’스릴러 기법’으로 풀어내기]


이 소설은 ‘환경오염에 의한 환경재앙’과 ‘어머니의 모성’이라는 소재를 스릴러적 기법으로 풀어냈다. 책에서는 인물의 대사를 통해 독(‘벌레’)의 원인이 환경오염이라고 넌지시 알려주고있다. 이미 환경오염으로 인해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녹색집의 여인’을 찾았고(“확실한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를 본 적도 있다고 했어요.” “효과를 본적도 있다니 무슨 뜻인가요? 전에 여러 번 해봤대요?”26p) 동물들이 서서히 죽어나가고 (“저는 오리들을 밀어주고, 헤세르 씨의 개도, 말들도 앞으로 밀어줘요”152p) (“저는 예전에 말을 키웠습니다. … 하지만 지금 어디서 말의 소리가 들립니까?..그러면 다른 소리가 들리는 게 있습니까?”p) 마을 내 기형아 출산이 늘었다.(“일부는 중독된 채로 태어나요. 애들 엄마가 공기 중에 들이마신 것 때문에, 먹거나 만진 것 때문에요”136p) 극 중에서 ‘드럼통’으로 묘사되는 인간의 환경오염으로 인해 독이 생겨났고, 이 독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재앙으로 돌아온 것이다.    

‘구조거리’는 아만다의 할머니, 어머니 대에서부터 내려온 모성을 상징한다. (“조만간 끔찍한 일이 일어날 테니까. 우리 할머니는 우리 어머니한테 그렇게 말씀하곤 하셨어, 어머니의 어린 시절 내내. 어머니는 나한테 그러셨고, 내 어린 시절 내내. 이제는 내가 니나를 돌볼 차례야”115p) 익숙하고 안전한 집에서는 구조거리가 널널하지만(“우리가 이 집에 온 뒤 처음 몇 시간 동안에는 니나가 항상 내 가까이에 있길 바랐어…두번째 날에는 우리를 연결해주는 보이지 않는 실이 또다시 늘어났어”41p), 니나가 위험에 처하거나 본능적으로 보호하려 할때(“엄마들은 왜 그러나요?.. 일어날 법한 일들을 내다보려는 거요, 구조거리 말이에요.”115p)는 구조거리의 실이 팽팽해진다. (“실이 너무 팽팽해서 배를 조이는 게 느껴져.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니?”81p)


[소감]


“모성 불안에 대한 탐구와 생태학적 공포소설이라는 두 줄기를 융합해 내러티브의 으스스한 프리즘에 통과시킨다.”

공고문의 위 문장을 보고 서평단 신청을 결심했다. 일찍이 도리스 레싱의 호러기법으로 그린 가족이데올로기의 허상, <다섯째 아이>를 읽으며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감내가 필요한지, 또 그렇게 가꾸어진 행복한 가정을 깨는 것은 무엇인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때문에 이번 <피버드림>에도 큰 관심이 갔다.

처음 책을 읽을때는 다소 복잡한 플롯구조에 흐름을 놓치기 일수였다. 하지만 두번째 다시 읽을 때는 이야기의 복선이랄지 인물의 대사 같은 것을 더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어 그 재미가 쏠쏠했다.

책에는 총 5명의 엄마가 나온다. ‘카를라’, ‘아만다’, ‘녹색집의 여인’, ‘마트 점원’, ‘간호사’ 5인물 모두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기위해 부단히도 애쓰지만 거대한 환경 재앙앞에서 인간은 나약할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이 단순한 보호본능일 뿐만 아니라 모종의 두려움과 관련된 복합적인 감정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그 두려움은 내아이가 예전같지 않은 낯섦일 수도 있고(‘카를라’), 내 아이와는 다른, 불행을 가진 아이에게 느끼는 두려움일 수도 있다.(‘아만다’47p.49p),

엄마가 가지는 모성과 인간 내면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두려움을 연관지어 고민해볼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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