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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책] 김대식의 빅퀘스천
  • 김대식
  • 12,600원 (630)
  • 2020-02-05
  • : 158

요즘 인류를 긴장하게 만드는 단어 인공지능.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을 앞지르게 될까? 살기도 힘든데 이제는 기계 하고까지 경쟁해야 하나? 아이고 피곤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과학자인 김대식 교수님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소위 최첨단 기술이라는 영역에서 인간과 기계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거꾸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십니까? 단순하게 시작된 질문은 곧 인간과 인생의 본질을 파고드는 질문으로 바뀐다. 어떤 면에서 안녕하고 잘 지내신다는 겁니까? 어째서 행복하고 불행하다고 말하는 건가요?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뭐길래 행복하고 불행하다는 겁니까? 그것이 행, 불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인간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기계를 만들기도 하지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기도 하는 거니까. 첨단 기술이라는 양날의 검, 그중에서도 인공지능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존재의 등장은 참 희한하게도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든다.


작가님은 교수님이고 과학자이며 똑똑한 분이다. 책에서는 제목처럼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마주하게 될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 과학을 연구하는 교수님답게 철학적인 이야기를 과학적 지식으로 풀어나간다. 똑똑한 분이 책까지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하셨으니 이 책 한 권에서만 접할 수 있는 책의 제목과 위대한 선인의 이름도 적지 않다.



단순히 정의가 아니라 질문을 한다는 건 예상되는 답의 경우의 수를 나름대로 한 번쯤 고민해봤다는 뜻이 아닐까? 그간 이 똑똑한 과학자 교수님이 거쳤을 인고의 세월을 생각하니 대단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도대체 이 똑똑한 분이 왜 이리 부자연스러운 영어 번역체로 글을 썼을까? 무슨 초벌 번역문도 아니고. 쓸데없이 대명사를 남발하는가 하면, 명사는 꼭 복수형으로 얘기한다. (한국어에서 평생 접했을 법한 '-들'이라는 표현은 이 책에서 다 본 듯) 명사의 어구를 조사 몇 개로 연결해놓은 문장은, 명사를 꾸며주는 수식어까지 늘어지게 많아 무슨 말인지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게다가 설명을 뒷받침하겠다는 예시까지 어찌나 불친절한지. 각주도 달지 않은 참고 자료, 용어 정의나 정리도 해주지 않는 막무가내식 예시라니. 자, 너네 이 정도는 알지? 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지.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데 그다지 좋게 들리지는 않는다. 이 교수님은 평생 뭘 몰라본 적이 없나.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하면 그렇게 강의하는 교수님 수업은 딱 질색이었다. 하긴, 나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니까. 똑똑한 제자들만 가르치시니 잘 모르셨나? 그럼, 대중이 보라고 펴낸 책에서 이런 식으로 글을 써도 되는 건가?



뒤로 갈수록 문체가 너무 기가 막혀 거의 신경질 내다시피 하며 봤지만, 다 보고 나서 정리를 하려고 다시 한 번 훑어보니 곱씹어 볼 만 한 구절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므로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분이라는 건 맞다. 그러나 다음에 관련 분야가 궁금해지거든 좀 더 쉽게, 번역체 말고 모국어를 잘 하는 전문가의 책을 봐야겠다.

7
그런데 이들은 어떤 이유로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는 왜 하는가
21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을 한없이 먼 곳을 그리워하게 하는 것일까?
23
우리는 먼 곳에서 왔고 친선을 원한다고, 아직 우리 외에 지각 있는 그 어떤 존재도 만나보지 못 했다고, 우리는 외롭다고.
40
‘좋은 삶‘과 ‘나쁜 삶‘은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본질에 따라 결정된다.
62
인생에 절대적인 의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반가운 것일까?
63
결국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어차피 논리적으로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인생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이다.
64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순간 우리는 질문을 짊어진 무거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284
먼지보다 보잘 것 없는 ‘나‘라는 존재를 우주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날 때의 놀라움.
323
존재적 걱정은 언제나 약자의 과제이다. 강자는 존재의 정당화가 필요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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