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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Am Legend: And Other Stories...
  • 리처드 매드슨
  • 11,120원 (20%560)
  • 2007-10-30
  • : 300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구입하고 읽기로 결정한 데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어느 날 심심해서 동네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고, 이 책에 눈에 띄었고, 그래서 샀다. 본 적은 없지만 영화로도 나와있다고 하니.

나는 책을 살 때 내용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사는 걸 좋아한다. 처음부터 내가 온전히 알아가듯 읽는 게 좋다. 그러므로 이 책 또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좀비물인 줄 알았는데 맙소사, 읽다 보니 웬 뱀파이어 이야기? 제일 좋아하지 않는 종류인데 이게 뭐냐 했지만 읽다 보니 재미있다. 사실 뱀파이어가 등장한다는데 상황이야 뻔한 거 아닌가? 쫓기고, 저항하고, 숨고 등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것이 역시 작가의 필력이 중요한 법인가 보다.

전염병이 창궐한 1976년의 어느 날, 네빌은 오늘도 혼자 집에 있다. 이웃 사람들은 물론이고 아내와 딸까지 모두 잃었다. 그는 살아남을 만반의 준비를 마쳐놓았다. 딸의 방은 식료품 창고로 바뀐지 오래이고, 온 집안을 판자로 못질하고, 마늘을 온 사방에 걸어놓고, 밤이면 찾아와 자신을 잡아가겠다고 괴롭히는 동네 흡혈 주민(?)들의 끔찍한 소리가 듣기 싫어 방음장치 공사까지 마친다.

도대체 이 병의 원인은 뭘까, 그는 오늘도 무언가를 한다. 도서관(이었던 곳)을 찾아가 관련 서적을 빌려 공부하고 실험도 해보고,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을 흡혈귀로 만드는 이놈의 균에 대해 이론을 정립해 나간다. 왜 도대체 나는 여기서 이러고 있을까?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하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무도 없는 삶이 외롭다. 살아남은 개 한 마리를 만나 희망을 가져보지만, 곧 죽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생명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집 주변으로 지나가는 여자 한 명을 본다. 그는 다짜고짜 여자를 쫓아가고, 여자는 그 길로 줄행랑을 친다. 얼마 만에 만난 인간인가. 네빌은 루스라는 이 여자의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부득부득 집으로 들여 같이 기거하게 된다.

사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뭐야 너무 뻔한 거 아냐? 둘이 또 사랑에 빠지겠군 했는데 오산이었다. 주인공 로버트 네빌은 끊임없이 루스를 의심한다. 감염된 거 아닌가? 그렇다면 꼭 내가 낫게 해줄게. 그런데 아무래도 하는 행동이 수상한데? 진짜 감염된 건가? 그래도 괜찮아,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주인공은 여자를 완전히 믿지도 못하면서 보내지도 못한다. 하긴 험한 일을 겪으며 혼자 살아남은 지 3년이다. 이제는 대화하는 방법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 날, 자다 일어나 보니 루스는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사라졌다. 집을 떠나 살아남으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떠나지 못한다. 이미 혼자만의 공간에서 완벽한 방어태세를 갖추고 살아온 그는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시대 마지막 인류인 그는 드디어 최후를 맞는다.

다 읽긴 했지만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뭔지 잘은 모르겠다. 그렇게 세상은 변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 가상한 것이었다? 아니면 이 모두??

뻔한 내용 아닐까 했던 책 치고는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뭐가 남는지는 물음표다. 하긴 뭐 책을 읽고 꼭 뭘 배우고 남겨야 하나. 재미있으면 됐지 뭐. 예상치 못한 마무리가 씁쓸하기도 하고 어리둥절하기도. 영화는 어떠려나?

 

5.
He took down a can of tamato juice, then left the room that had once belonged to Kathy and now belonged to his stomach.

그는 토마토 주스 한 캔을 꺼내고는 방을 나왔다. 한때는 딸 캐시의 방이었으나 지금은 그의 위장을 책임지는 곳이 된.
26
Virginia.Take me where you are.

버지니아. 나 좀 데려가 줘
52.
He found himself wondering again why he chose to go on living.

내가 왜 살기로 마음먹었을까, 그는 또다시 궁금해하는 것이었다.

85
Yet here he was, eight months after the plague‘s last victim, nine since he‘d spoken to another human being, ten since Virginia had died.

그러나 지금 여기 그가 있었다. 전염병의 마지막 감염자가 죽은 지 8개월, 인간과 이야기해 본 지 9개월, 그리고 버지니아가 죽은 지 10개월이 지났다.
128
He was afraid of loving again.

다시 사랑하기 두려웠다.
130.
Through the years he had achieved a certain degree of peace.

지난 몇 년 간 그는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139.
"Why were we punished like this?"
(..)
"I don‘t know," he answered bitterly. "There‘s no answer, no reason. It just is.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벌을 받는 걸까요?"
(...)
"모르죠." 로버트가 쓰게 대답했다. "대답 같은 건 없어요. 이유도 없고요. 그냥 그런 거."
159
And suddenly he thought, I‘m the abnormal one now.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가 다른 종족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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