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의 원동력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생기는 일
아이가 커갈수록 잔소리의 총량이 점점 늘어만 간다.
알아서 하면 참 좋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보니 나의 눈매는 점점 매서워지고 목소리 톤은 올라가기만 한다. <잔소리의 최후>의 엄마 안경을 보고서 웃음이 나왔던 것은 바로 이 ‘올라가는 눈매’를 표현했다는 점이 눈에 바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작가도 이 눈매를 겨냥했던 걸까?


아이가 낑겨있는 잔소리 목록 중에 내가 하지 않은 말이 없다.
아, 딱 하나 “야채도 먹어야 키 큰다”를 한적은 없다. 대신 “고기를 먹어야 살찐다.”를 할 뿐. 아들이 채소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부러운 눈빛을 받곤 하는데 고기 많이 먹는다는 아이들에 비해 마르고 작아서 그저 속상할 따름이다.
모든 엄마의 마음이 같은 걸까? 아이들이 원래 그렇다는 말은, 좀 기다려줘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야할텐데 현실에서는 마음의 여유가 1그램도 없다. 그저 눈앞의 아이가 답답하고, 마음에 안 들어서 재촉하게 되어버린다.

아이의 반항이 시작되었다.
엄마를 향한 잔소리!
오박사님이 하셨던 말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아이들이 상담 받으러 와서 억울하듯 토로한다는 이야기.
"맨날 제가 잘못했다고 혼나는데, 엄마아빠도 잘못할 때 있잖아요! 잘못해도 혼나지 않잖아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이 반영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만나는 진실의 순간. 잔소리의 이면에서 마주하는 애정의 시선을 아이가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 장면에서 울컥 하고 뭉클함이 터져버렸다. 나의 시선에 담긴 목적,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아이는 새롭게 깨닫게 되고 나는 새삼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잔소리를 하는 이유를 다시 바라보게 되니 엄마는 조금 더 부드럽게 말하게 되고 아이는 조금 더 귀에 담아보게 된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나의 첫째 또한 잔소리가 늘어간다. 엄마가 하는 잘못이 어쩜 그리 눈에 밝게 들어오는지, 잘못 말 한건 또 어쩜 그리 올바르게 고쳐주는지. 어느것 하나 틀린 말이 없어서 내 입에서도 말줄임표만 늘어간다.
그만큼 아이도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또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