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인물의 내밀한 감정선을 가벼운 대사와 표정에 가득 담아내는 안녕달 작가님.
겨울을 맞아 눈과 함께 찾아온 작가님의 신작 <눈아이>는 서툴지만 순수함이 가득한 우정, 친구와의 관계를 오래도록 곱씹어보게 해준다.
한 아이가 눈속에 파묻혀있던 생명체를 발견한다.
아이는 그 생명체에게 마음을 불어넣어주었고, 서서히 둘의 관계는 가까워진다.
손을 잡으려했지만 눈아이는 아이의 손의 온기에 녹아버렸고, 아이는 눈아이의 손을 보호해주기 위해 장갑을 껴준다.
눈을 맞아 점점 커지던 눈아이는 큰 몸을 주체하지 못하다 땅위에 굴러떨어져버린다.
눈아이의 몸이 상하자 아이가 걱정하며 입김을 불어주었고,
눈아이에게 그 입김이 닿자 눈물이 나버린다.
“왜 울어?”
“따뜻해서...”
<참 이상한 말이었다.>
아이는 눈아이를 걱정하며 보살펴주었지만, 다른 친구들의 눈에 더러워진 눈아이를 보여주긴 부끄러워 몰래 손을 빼낸다. 눈아이는 그런 아이를 눈치채지만, 그저 물어본다.
“내가 더러워져도 친구야?”
계절이 달라지고, 눈아이는 사라진다. 아이는 눈아이를 잊지 못하고 계절이 지나갈 때마다 찾아보지만 찾지 못한다.
다시 겨울이 되고, 눈아이는 예전 그 가득한 미소를 품고 아이 곁에 돌아온다.
분명 따뜻한 말인데, 눈물이 난다.
내가 안녕달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 딱 그렇다.
눈아이는 애정표현에 서툰 아이가 낯선 존재에게 우정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서로에게 동화되어가다가 알맞은 거리에서 함께 가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는 모습을 그려준다.
여섯살 아들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이런 질문을 한다.
“새로 온 눈아이는 뭐가 달라졌을까?”
“뭐가 달라졌을까? 음... 엄마는- 조금 더 따뜻해졌을 것 같아.”
“음- 나는! 전이랑 똑같을 것 같아!”
뭔가 심도깊은 대답을 해야할 것 같아 고민하고 한 대답이었는데, 아이는 별 생각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뭔가 의미가 담긴 말이었을까?
여운을 남겨주는 연출과 대사가 올 겨울 눈이 올 때마다 생각이 날 것 같다.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했지만 매우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