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우아하게, 용기있게」
사랑과 지혜로 엮어낸 투병과 보살핌의 기록
요즘 이 책이 자주 보였다.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고, 관심을 두고 펼친 책이다. 명상과 치유가 다시 주목받는 요즘,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치유’란 어떤 의미일까?
오래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지만, 오래 산다는 것이 반드시 건강하게 산다는 뜻은 아니다. 몸의 질환과 마음의 상처, 돌봄이 필요한 시간까지 생각하면 ‘잘 산다’는 말의 의미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켄 윌버와 테리 트레야 윌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을 단순한 투병 기록으로 읽기는 어렵다. 질병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도, 명상을 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식의 치유법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오히려 병을 마주한 한 사람과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이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서로를 어떻게 돌보며,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다시 바라보게 되는지를 기록한다.
처음부터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몇 번의 포옹과 몇 번의 꿈’에서 시작해 ‘환희와 비극의 이중주’, ‘질환과 병 그리고 잘못 덧씌워진 의미들’, ‘어느 날 갑자기 꼬여버린 삶’으로 이어지는 목차를 보면 삶이 얼마나 쉽게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짐작하게 된다.
우리는 아프기 전까지 몸을 당연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오늘도 걸을 수 있고, 잠을 잘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잊고 산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질병이 찾아오면 이전의 일상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된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질병 자체와 질병에 우리가 덧붙이는 의미를 구분하는 시선이었다.
아픈 것과 ‘나는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내가 뭔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치유나 영성을 이야기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일 것이다.
모든 병에는 심리적인 원인이 있다거나, 마음을 바꾸면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결국 아픈 사람에게 또 다른 책임을 떠넘기게 된다.
아픈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사람에게 ‘네가 제대로 치유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의미를 덧씌워서는 안 된다.
100세 시대에는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사느냐’만큼이나 어떻게 늙고, 어떻게 아프고, 어떻게 돌봄을 받고, 어떻게 마지막까지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이 된다.
그렇다면 치유 역시 예전과 다른 의미를 가져야 한다.
병이 사라지는 것만을 치유라고 한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순간을 치유의 바깥에 놓게 된다.
완전히 낫지 않더라도 통증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이전과 같은 몸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삶의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무엇이 진정한 도움인가?’라는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완벽하게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그 안에서 사랑과 의미를 놓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