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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 이현준
  • 17,820원 (10%↓990)
  • 2026-10-09
  • : 1,180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가나다라: 세상 모든 소리를 적는 문자」

이현준 저 | 해향




우리는 과연 한글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매일 읽고 쓰면서도 정작 한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음과 모음이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훈민정음이 처음부터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24자였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다가왔다.

처음부터 흥미로웠던 것은 1부였다.



저자는 오늘날의 한류를 이야기하기 전에 무려 1,200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846년 바그다드의 관료 이븐 쿠르다지바가 신라를 기록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해 당시 사람들이 왜 먼 동쪽의 신라를 찾아왔는지를 따라간다. 지금의 K-팝과 K-드라마를 생각하며 읽으니 '한류'라는 현상을 단순히 최근 몇십 년 사이에 생겨난 문화적 유행으로만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라를 바라보는 당시 외부인의 기록을 통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다른 세계의 눈에는 어떻게 기록되었을까를 따라가다 보니 역사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흥미가 있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때 문자를 넘어 소리에 주목했다는 것.

그래서 이 책에서는 훈민정음을 단순히 우리말을 적기 위한 문자로만 보지 않고, 인간의 다양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문자 체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 부분은 한글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단계 넓혀 주었다. 자음의 모양이 발음기관을 본떴다는 것 역시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발음기관의 형태에서 기본자를 만들고 소리의 성질에 따라 글자를 확장해 나가는 원리를 다시 살펴보니 새삼 놀라웠다.



특히 1940년 안동이라는 장소가 등장하는 순간에는 역사책에서 보던 한글의 역사가 실제 공간과 사람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한 권의 책이 발견되고 보존되는 일이 한 민족의 문자 역사를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한글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독자에게 계속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왜 한글은 만들어졌을까.



왜 28자였을까. 왜 네 글자가 사라졌을까. 왜 세종은 '문자'가 아닌 '소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그리고 지금 세계인은 왜 한국어를 배우고 있을까. 이 질문들이 서로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책은 기존 책처럼 단순히 한글 예찬서라기보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한글을 다시 발견하게 한다.



책을 읽고 나니 '한글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처음의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게 되었다.

매일 사용하는 문자이지만 그 안에는 세종의 고민과 당시의 언어 환경, 수백 년의 역사, 사라진 문자들의 흔적, 그리고 지금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어의 미래까지 함께 들어 있었다.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쓰는 가나다라.


그 네 글자에서 시작해 문자의 역사와 한글의 가능성, 그리고 한국어의 미래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곧 다가올 한글날을 앞두고 읽는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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