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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
  • 카를로 로벨리
  • 17,820원 (10%↓990)
  • 2026-09-30
  • : 11,690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우리는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 」 만물의 평등에 관하여



카를로 로벨리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그의 설명에 의해 물리학은 단순히 ‘우주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설명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작을 통해 이미 그의 독특한 사유 방식에 익숙해졌고 이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결국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제목부터 흥미로웠다. ‘만물의 평등’이라니. 인간과 물고기, 돌과 원자, 별과 나,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물병까지 과연 이 모든 존재를 어떤 의미에서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로벨리가 말하는 평등은 모든 것이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가 아닐까?

어떤 존재도 완전히 고립된 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나의 사물을 규정하는 순간에도 그 사물은 다른 것들과 맺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이 관점은 물리학의 설명이면서 동시에 꽤 철학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순간에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사랑에 빠지고, 상처받고, 배우고, 잊고, 다시 선택하면서 계속 변화한다.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름과 기억, 육체의 연속성 때문일 뿐, 그 안의 나는 수없이 달라졌다.

그렇다면 인간을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로 바라보는 것보다 계속되어 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은 설득력있다.



우리는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사람도 쉽게 규정하고 싶고, 관계도 이름 붙이고 싶고, 세상도 명확한 답으로 정리하고 싶다. 하지만 로벨리는 과학이 발전해 온 과정 자체가 우리의 확신을 끊임없이 수정해 온 역사였음을 보여준다.



뉴턴 다음에 아인슈타인이 왔다고 해서 뉴턴의 세계가 아무 의미도 없어진 것은 아니다. 과학은 이전의 지식을 폐기하는 방식만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더 넓은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설명을 확장하고 수정한다. 이 대목에서 과학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모른다는 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아직 질문할 수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로벨리가 말하는 과학의 아름다움은 완벽한 답을 갖고 있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질문하고 관찰하고 수정해 나가는 데 있다.

이 책은 물리학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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