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니체 초인 수업》 당신의 삶은 당신 자신의 작품인가
니체를 읽는 일은 편안하지 않다. 이 책 제목이기도 한 '초인'이라는 개념도 어떤 의미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는 삶이 힘들 때 다독여주기보다 오히려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묻는다. 지금의 삶에 정말 만족하는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정말 당신의 길인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붙잡고 있는 것은 없는가. 그리고 만약 지금의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당신은 이 삶을 다시 선택할 수 있는가.
강용수의 이 책은 니체의 철학을 어렵게 해설하는 데 머물지 않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문장과 질문을 오늘의 삶으로 가져온다. 25개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초인’이라는 낯선 개념이 어느 순간 멀리 있는 철학적 이상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던지는 아주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뀐다.
책의 시작은 의외로 ‘초인’이 아니라 ‘몰락’이다.
처음에는 왜 초인을 이야기하면서 어둠과 몰락에서 시작할까 싶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려면 먼저 내가 지금까지 의지해온 것들이 흔들리는 순간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니체의 사유도 그러하다.
익숙한 삶이 더 이상 나를 설명하지 못할 때, 내가 믿어왔던 가치가 흔들릴 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새로운 질문이 시작된다.
니체에게 어둠은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둠 속으로 내려가야 자기 삶의 깊이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어둠을 너무 빨리 없애려고 한다. 불안하면 괜찮은 척하고, 실패하면 실패하지 않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상처받으면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해서 어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감정과 기억은 다른 모습으로 계속 삶에 따라붙는다.
니체가 말하는 몰락은 무너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려간다는 것은 더 깊이 들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깊이 내려갈수록 높이 자란다는 문장이 그래서 단순한 위로보다 강하게 다가왔다.
그다음에 등장하는 것은 ‘극복’이다.
여기서 니체가 말하는 극복은 남을 이기는 일이 아니다. 어제의 나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는 것에 더 가깝다. 책을 읽으며 ‘나는 아직 완성된 인간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사람은 어느 순간 자신을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고, 이것이 나의 성격이고, 나는 이런 선택을 해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니체에게 인간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계속해서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다.
그래서 초인은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자신을 만들어가는 인간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니체의 철학이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안전한 길을 좋아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다른 사람에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며, 이미 익숙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삶은 어느 순간 나의 삶인지 타인의 기대에 맞춘 삶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니체는 위험하게 살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을 무모하게 살라는 뜻으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그것을 위해 익숙함을 벗어날 용기도 필요하다는 뜻에 더 가까울 것이다.
오히려 책을 덮은 뒤에도 계속 나에게 질문하게 만들어서.
그리고 어쩌면 철학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정답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살아보게 만드는 질문 하나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