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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어린 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16,200원 (10%↓900)
  • 2026-09-29
  • : 70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소설 어린 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저 · 지연리 역

창해(새우와 고래) · 양장



이번에 다시 읽으며 알게 된 것은 기존 어린 왕자를 읽은 느낌은 내 관점에서의 독해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다보니 입소문, 책후기, 리뷰를 통해 마치 읽은 것같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 여러 행성을 여행하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에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동화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금 다시 읽으니 그가 만나는 어른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자신의 권위를 확인하기 위해 명령하는 왕, 칭찬을 듣기 위해 살아가는 허영쟁이,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면서 그 부끄러움 때문에 다시 술을 마시는 술꾼, 수많은 별을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며 끊임없이 숫자를 세는 사업가.

어린 왕자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어린 왕자에서 오히려 어린 왕자보다는 책 속 인물에 더 몰입되었다. 내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왕자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너무 많이 이해하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왜 사람들은 권력을 원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지를, 또한 소유욕과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도 잊은 채 바쁘게 살아가는지.

어린 왕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것들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수많은 장미를 보고 자신의 장미가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느꼈던 어린 왕자는 여우를 통해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배운다. 누군가가 특별한 것은 처음부터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 함께 보낸 시간 때문에, 기울인 마음 때문에, 돌보고 기다린 시간 때문에 그 존재가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는 것.


사랑은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보다

그 마음을 위해 시간을 쓰는 순간에 더 가까운 것


그래서 여우의 ‘길들임’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를 내 삶에 들인다는 것은 그 사람을 특별하게 만드는 동시에 그 사람에게 내가 책임을 갖게 되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렇게 읽고 나니 마지막 장면은 어린 시절 읽을때보다 훨씬 슬펐다. 어린 왕자는 결국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곳에는 자신이 두고 온 장미가 있다. 사랑하는 존재를 두고 떠나는 일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

그 선택을 알고 나면 사막에서 어린 왕자가 사라지는 장면을 쉽게 읽어낼 수 없다.


1943년에 세상에 나온 이 오래된 이야기가 2026년의 나에게도 여전히 말을 걸어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세상은 훨씬 빨라졌고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중요한 것보다 급한 것을 먼저 선택하고,


사람보다 숫자를, 마음보다는 일의 효율성을, 손익을 생각하곤 한다. 이건 내 얘기...

한 문장씩 곱씹어 읽다보니 눈물이 날 뻔했다. 어린 왕자가 이렇게 슬픈 이야기였는지 새삼 생각하게된다. 이번에 세트로 나온 이 책.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가끔은 어린 왕자의 눈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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