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물고기처럼 노래하라』
아모리나 킹던 | 문학수첩
생태학에 관심이 많은 요즘이다. 물고기가 새처럼 노래한다니 참 아름다운 사유가 아닌가.
우리는 기본적으로 생태학에 관심이 적을 뿐 아니라, 특히 물속 생태에 대해서는 더 무심하게 살아간다. 바다는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그 안에서 어떤 생명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듣고 어떻게 서로를 부르는지 생각해 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물고기처럼 노래하라』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물고기는 정말 노래할까?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바다의 소리는 어떤 세계일까.
이 책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세계를 보여준다.
저자는 바다를 단순히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이 끊임없이 소리를 주고받는 거대한 합창단으로 바라본다. 인간에게 바다는 푸른 풍경이지만, 물속 생명들에게 바다는 소리로 이루어진 지도이자 언어이며 삶의 터전이다.
첫 장 '물속 숲으로'에서는 우리가 시각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햇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는 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예전에 EBS 방송에서 다큐를 본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인간이 숲에서 새소리를 통해 계절을 느끼듯, 바다 생명들은 소리를 통해 먹이를 찾고 위험을 감지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바다가 갑자기 낯선 세계가 아니라 또 하나의 거대한 숲처럼 느껴졌다.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장은 '물고기와의 대화'였다. 물고기들은 침묵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짝을 찾기 위해, 무리를 유지하기 위해, 위험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를 낸다. 지금까지 인간은 말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뿐, 사실은 그들의 언어를 듣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반향위치측정과 소리를 통한 정체성, 그리고 고래의 노래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자연이 만들어낸 소리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고래의 노래는 단순한 울음이 아니라 리듬과 반복, 지역마다 다른 특징까지 가진 문화적 표현이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노래를 인간만의 예술이라 생각하지만, 자연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오고 있었음을 책을 통해 깨닫는다.
그러나 책의 분위기는 후반부에서 무겁게 변한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운송'에서는 인간이 만든 소음이 바다를 얼마나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선박 엔진, 해양 개발, 군사용 음파 탐지기 등 인간이 만들어낸 소리는 고래와 돌고래뿐 아니라 수많은 해양생물의 이동과 번식, 생존을 위협한다. 우리가 도시의 소음공해를 이야기하듯 바다 역시 거대한 소음공해 속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마지막 장에서 결국 이 책은 과학은 데이터를 제시하지만, 결국 행동을 바꾸는 것은 감수성과 공감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책은 소리를 통해 생명을 다시 이해하는 책이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보다 먼저, 자연에도 언어와 음악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그래서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딱딱하지 않고, 과학을 설명하면서도 시처럼 아름답다.
우리는 종종 세상을 눈으로만 이해하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귀를 열어 보라고 말한다.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그곳에는 파도 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의 노래가 함께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는 순간, 생태계를 향한 우리의 태도 역시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