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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내가 최애를 죽이기까지
  • 사쿠라이 치히메
  • 15,300원 (10%850)
  • 2026-04-21
  • : 570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사쿠라이 치히메 저 / 김지혜 역/ 하빌리스










“6년 전, 나는 최애를 죽였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프롤로그...

소설은 첫 문장부터 독자를 충격 속으로 밀어 넣는다.


아이돌을 사랑하는 마음 공감한다. 매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최애의 사진을 확인하는 모습. 뮤직비디오를 보고 좋아하는 여고생 하나코. 그러나 입학 3주가 지나도 늘 혼자인 아이. 이름이 일본 학교 괴담 속의 화장실 귀신 하나코와 같은 발음이라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 자책한다... 바쁘고 잘나가는 부모 덕분에 집에 와서도 항상 혼자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자신을 지탱해 주는 유일한 존재는 인기 아이돌 그룹 ‘백 투 더 나우’의 멤버 후지카와 이사미. 그는 하나코에게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라 살아갈 이유 그 자체다. 매일 그의 영상을 보고, 무대와 인터뷰를 반복해서 검색한다.






아버지 캐릭터 대화를 보면 남자는 돈을 더 잘 버는 여자보다 집안일을 잘하는 여자를 좋아한다는 대화, 기시감이 느껴진다. 주인공 역시 자신의 최애를 묘사할 때 음침하고 낯을 가린다는 표현 그리고 성실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이 시대의 사무라이라는데, 일본 소녀들이 아직도 사무라이를 동경하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현대 일본에서 “사무라이를 동경한다"라는 건 실제 무사 계급을 그리워한다기보다, 사무라이에게 덧씌워진 이미지와 미학적인 부분일 것이다.






소설은 세 사람의 시점에서 교차 서술된다.

어느 날 같은 최애를 좋아하는 남학생 요후네와 가까워지게 된다. 둘은 함께 이사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친밀해지지만 어쩐지 이들 관계는 건강한 우정이라기보다 위태롭다. 특히 요후네가 던지는 질문들, 딱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누구를 죽이고 싶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팬심을 단순히 취미나 덕질 문화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나코에게 이사미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존재다. 그래서 그의 이미지가 무너지는 순간, 하나코 자신의 세계도 함께 붕괴된다. 소설 속 이사미는 동양풍 꽃미남에 성실하고 완벽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로 묘사되지만 점점 그 이면이 드러나고 마침내 독자는 깨닫게 된다. 팬이 사랑한 것은 진짜 인간이 아니라 철저하게 만들어진 환상이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팬들에게 나는 살아 있는 인형이다”라는 이사미의 독백이었다. 이 문장은 아이돌 산업 자체를 압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팬은 최애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 안에 가둔다. 그리고 아이돌 역시 그 기대를 연기한다. 이 소설은 바로 그 기묘하고 위험한 공생 관계를 스릴러 형식으로 밀어붙인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즘의 팬덤 문화가 떠오른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점점 소유 욕망과 뒤섞이는 시대. 이 작품은 최애를 사랑한다는 말속에 얼마나 폭력적이고 불안한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이 소설의 인물들이 무척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외롭고 공허한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팬덤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그 감정이 점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과정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섬뜩하기까지 하다.


최애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보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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