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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뱀에게 피어싱
  • 가네하라 히토미
  • 13,500원 (10%750)
  • 2026-04-16
  • : 430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가네하라 히토미 장편소설/ 문학동네 (펴냄)








혀에도 피어싱을 하는 것을 이 소설을 읽고 처음 알았다. 주인공 루이는 스필릿 텅의 남자 아마를 알게 되는데... 이 두사람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아니, 내가 몰랐던 세계로 팔을 휙 잡아채는 느낌이었다. 작가는 12세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 불과 19살 나이에 데뷔작으로 스바루 문학상과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고등학생 나이에 놀라운 천재성이다. 한편으로 기묘한 분위기는 뭘까?






문장 자체에 이미 자기만의 체온과 감각이 있다. 읽는 내내 어딘가 위험하고 축축한 공기가 따라붙는다. 혀를 가르는 스플릿 텅, 피어싱, 문신, 폭력과 욕망. 이 소설은 육체를 끊임없이 변형시키고 상처 입힌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 행위들이 단순한 반항이나 일탈처럼 취급되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루이와 아마 두 사람은 몸을 바꾸면서 자신이 살아 있다는 감각을 확인하려 한다. 텅 빈 내면을 피부와 고통으로 메우려는 사람들처럼....






특히 주인공 루이가 아마와 시바를 오가며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라기보다 중독에 가깝다. 상대를 이해해서 끌리는 것이 아니라, 위험해서 더 가까이 가고 싶어지는 감정 비슷한 것. 그래서 이 소설의 문장은 아름답다기보다 날카롭다. 얇은 면도날 같은 문장들이 피부를 긁고 지나간다.


읽다 보면 단순히 작가를 어린 천재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자신의 세대가 가진 공허와 자기파괴 충동을 너무 일찍, 너무 정확하게 포착해버린 것은 아닌지!












나를 위해 다른 남자를 죽일듯 패준 남자

그리고 나에게 강한 살의를 느낀 남자. 언젠가 이 두 사람 중 누군가에게 죽을 날이 있을까 p94





이 소설이 20년이 넘도록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뭘까? 읽는내내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고통스러웠다. 행위와 말이 일치하지 않는 이 기묘함, 어떻게 19살 나이에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책을 덮을 때까기 따라다녔다. 당시 일본 청춘문학의 문제작이었지만, 물론 지금 읽어도 전혀 낡지 않는다. 오히려 SNS 시대의 공허, 몸을 통한 자기 표현, 관계의 불안정함 같은 감각과 더 맞닿아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기묘하고 퇴폐적이며 아름다운 소설. 앞으로 이 작가는 무엇을 더 쓰게 될까라는 질문이 남는다.






#장편소설 #일본소설 #역주행소설

#아쿠타가와상 #스바루문학상 #뱀에게피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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