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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 18,000원 (10%1,000)
  • 2026-03-20
  • : 3,240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건축을 바라보는 나의 애정은 남다르다.

도시가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충족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떠올릴수 없는 현대적 조형물, 미래적인 서사만을 담은 건축을 보면서 어떻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책을 펼쳤을 때 나는 단순히 건축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도시를 ‘읽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유현준 교수는 도시를 물리적인 구조가 아니라, 사람의 행동과 감정, 권력과 기억이 얽혀 있는 하나의 살아 있는 텍스트로 보여준다.





1장에서 그는 우리가 왜 어떤 거리는 걷고 싶고, 어떤 거리는 피하게 되는지를 묻는다. 강남의 넓고 빠른 도로는 효율적이지만, 인간의 속도를 고려하지 않는다. 반대로 명동의 좁고 복잡한 골목은 느리지만 머물고 싶게 만든다. 결국 좋은 거리는 ‘속도’가 아니라 ‘머무름’을 설계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건축은 인간의 보폭과 시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의 문제로 확장된다.






2장에서는 현대 도시가 왜 아름답지 않은가를 짚는다. 간판으로 뒤덮인 거리, 하늘을 빼앗긴 스카이라인, 사라진 골목. 이 장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불편함의 정체를 조금 알게 되었다. 우리는 기능적으로는 더 편리한 도시에 살고 있지만, 감각적으로는 점점 황폐해지고 있었다. 과거의 도시는 재료와 지형 속에서 다양성을 만들었지만, 지금의 도시는 규격 속에서 단조로움을 반복한다.





펜트하우스가 비싼 이유는 단순히 ‘높이’가 아니라 ‘시선의 권력’ 때문이다. 누군가는 내려다보고, 누군가는 항상 노출되는 삶은 어떤가? 뉴욕의 사례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예술과 자본, 정책이 뒤섞이며 살아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나 하이라인 공원의 재생 이야기는 도시가 어떻게 죽고 다시 살아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한국 도시, 특히 강남과 강북을 통해 도시의 진화를 설명한다. 강남은 계획된 도시이고, 강북은 시간이 쌓인 도시다. 직선과 곡선의 차이는 단순한 도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밀도와 방식의 차이다. 포도주처럼 숙성된 공간과,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공간의 대비는 우리가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지를 다시 묻게 만든다.

서울의 녹지 비율은 의외로 높은 편이라고 들었다. 오늘 운전 중에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공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녹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의 균형이 무너진 결과라는 점에서 깊게 와닿는다.

도시의 트렌드와 감각편도 흥미롭다. 왜 사람들은 네온사인을 좋아하는지, 왜 성수동이 뜨는지. 결국 도시는 정보와 기호의 집합이며, 사람들은 그 의미를 해독하며 움직인다. ‘시간은 공간이다’라는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 아닐까?






건축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제품 디자인과의 차이, 동서양의 공간 인식,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까지. 특히 자연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양보’하는 건축이라는 개념은, 앞으로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이 책을 덮으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어떤 도시를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그 도시 속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결국 도시는 건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의 시선, 걸음, 기억, 관계가 쌓일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도시는 미래를 먼저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과거를 품은 채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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