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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의 서가
  • 마음에 詩 한 편 새겨야 할 때
  • 김정한
  • 17,100원 (10%950)
  • 2025-11-14
  • : 60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마음에 시 한 편 새겨야 할 때】 하루 한 줄, 마음을 달래는 필사 책




김정한 지음/ 빅마우스









잘 정제된 시의 언어는 얼마나 싶은가! 이른 새벽 장터에 팔리지 않는 시를 늘어놓았다가 거둬들이기를 반복했다는 시인의 소개 글이 무척 인상적이다. 눈을 맞추며 식량이 되던 행간을 넘는 사유, 주린 배를 시로 채웠다는 문장도 아름답다. 시인의 언어란, 시인의 시각이란 일반인이 감히 가닿을 수 없는 저 먼 세계가 아닌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다가도 어느새 내 손바닥 위에 올랐다 금세 녹고 마는 겨울의 첫눈 같은 것, 내게 시는 늘 그렇게 온다. 잡을 수 없다. 잠시 닿았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 첫눈 같은 시가 필사로 만날 때 그 깊이는 또 얼마나 깊은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윌리엄 셰익스피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등 다양한 작가들의 문장을 시를 필사하는 시간, 차분하고 고요하다. 세상의 온갖 소음들로부터 견디게 해주는 문장들. 너무 많은 시들이 마음에 와닿아서 한 편 한 편 다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중 몇 편을 고른다면 이번에 알게 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시를 언급하고 싶다. 그는 시에서 우연이여 필연이여 부르며 그들을 서로 명명함에 있어서 오해가 있었을지 모른다고 은유한다. 어딘가 공손함이 배어 나오는 시인의 언어, 세상 모든 사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 자세를 낮추는 분이 아닐까? 매 순간 수많은 단어와 글을 읽으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부분을 오해하는가? 검색해 보니 폴란드의 시인이자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라고 한다. 남성 작가인 줄 알았는데 여성이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글을 좋아한다. 시는 오히려 나를 뒤흔든다. 내게는 어떤 확신 대신 망설임을 주고 정답 없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다.






소개되는 시는 국내외 시를 고루 담았다. 한국 시의 정수라 불리는 김소월, 윤동주, 박목월 같은 친숙한 고전 시부터 현대 서정 시까지 만나볼 수 있다.

릴케, 예이츠, 네루다 같은 세계시도 포함되어 있어, 사랑·삶·성찰 등 보편적 감정을 다양한 시각으로 접해볼 수 있다. 치유적·사색적 가치로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소란한 시대의 마음 다듬기용으로도 적합하다.







책의 좋은 점은 바쁜 일상 속에서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 혹은 감정이 흔들릴 때, 책은 짧은 시와 해설, 그리고 읽기만 하는 수동적인 독서가 아니라 무엇보다 쓸 수 있는 공간, 나만의 창작 공간 여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을 쪼개 쓰느라 필사할 시간도 아까워? 필타를 하는 편인데 불안한 시대에 필사가 주는 위로란...

필사는 다시 붐이다.

하루 한 편, 혹은 한 줄을 필사하면 생각의 속도가 낮아지고, 뾰족했던 마음이 둥글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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