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마리우 드 사-카르네이루/ 하움 (펴냄)
먼저 옮긴이, 역자의 글을 읽으며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만큼 먹먹하고 안타깝고 아팠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애도하는 방식으로 고인의 유작을 이렇게 길고 오래 붙들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는 역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존경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왔다.
마리우 드 사-카르네이루라는 낯선 이름의 시인은 26세라는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친다.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페소아와 함께 포르투갈 현대 문학의 초석을 놓은 시인으로 평가되는 분이다. 이 시집을 통해 처음 알았다. 보라색 표지가 시아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자신을 탐구하며 해체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조립하는 여정은 시인에게 너무나 혹독한 과정이었을까
그와 동시대를 살아온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
"나는 완전히 망가졌어. 죽는 게 최선이야."
나는 나 자신 속으로 낙하한다는 시인
스스로를 미로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남은 것은 늘 어제뿐이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조각내어 시로 만든 사람
시집 제목의 의미는 분산, 해체, 흩어짐이라고 한다. 행간에 숨은 고통이 보인다.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이런 고통을 가끔 문학에서 예감한다.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을 읽을 때도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읽을 때도 같은 고통을 느낀다. 읽는 독자마저 저 깊은 고독의 밑바닥으로 잡아끌어당기는 힘! 고통은 무엇인가? 고통을 모르고서는 그를 완전히 안다라고 말할 수 없다. 예쁘고 행복한 모습은 일부일 뿐, 그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고 함께 아픔을 느껴야 진정한 사랑이다.
원문 시가 수록되어 있으나 포르투갈어라서 전혀 알 수 없다.
포르투갈어는 이렇게 쓰는구나. 그 느낌으로만 느낄 뿐.
번역이라는 작업과정을 거치고 독자에게 닿은 시인의 언어는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하나의 장르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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