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람 에세이/ 달
제12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이라는 키워드가 끌렸다!! 브런치 고시라고 불리며 합격되기도 무척 힘든데 거기서 대상을 수상하다니!!
책에 대한 첫인상을 먼저 말하면?
"취미는 채팅이고요"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살짝 웃음이 났다. 그리고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라는 뒤이은 말에 호기심이 확 당겼다. 이 사람, 대체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줄까? 반짝이는 책표지도 매력적인 책!!!
일단, 시작이 부러웠다. 집 떠나 혼자 살아본 적이 없어서...
게다가 다른 나라에서 혼자 살아보다니, 저자에겐 무척 힘든 일이고 외로움일수도 있는 일본 생활이 내게는 평생 도달할 수 없는 버킷리스트다.
일본에서 혼자 살아가던 어느 날, 벚꽃을 혼자 보고 온 다음 날 "꽃구경 다녀왔어요?"라는 질문 한 줄이 도착한다. 그 메시지는 단지 인삿말이 아니었다. 닫혀 있던 마음을 툭 건드리고, 서로의 일상으로 조심스레 들어오는 입장권이었다.
30대 중반의 미혼, 외국인, 여성 노동자.....
‘한국인, 미혼, 여성’이라는 경계선 안에서 마음을 곧추세우고 살아가던 저자에게, 그 남자는 경계를 허무는 사람으로 다가온다. 채팅으로 시작된 만남이, 일본이라는 낯선 땅 위에서 하나의 집을 이루게 되기까지!! 그 과정을 담았다.
채팅으로 대화는 해 본적 있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게 내겐 흥미로운 세계였다. 이렇게 앱으로 대화하고 직접 만나고 헤어지고 많이들 그렇게 하는구나... 물론 내 주위에도 일과처럼 앱으로 만나고 자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일회성적인 만남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걸 자랑처럼 말하기도 해서 매우 불편했던 경험.
냉동고에 마늘을 다져 넣고, 비 오는 날엔 부침개를 부치며 서로의 문화를 익혀가는 두 사람의 일상은, 웃기면서도 뭉클하다. 완벽하지 않지만 서투름조차 사랑스러운 이들의 모습에서, '사랑이란 결국 다르다는 걸 껴안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누군가와 손을 마주쳐 박수를 치고 싶어질 때, 혹은 나만 이런 사랑을 해도 괜찮을까 고민될 때, 이 책은 속삭여 준다.
“괜찮아, 우리도 이렇게 살고 있어.”라고^^
벚꽃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인연이 몇 년 째 손잡고 함꼐 벚꽃을 보는 함께로!!
결혼은 연애의 끝이자 종착지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 결혼 후에 시작될 수 있는 가능성, 감정에 대한 소소함, 일상은 매일 한숨쉬는 사람보다는 가치를 느낄줄 아는 사람에게 훨씬 무한하다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