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고호 장편소설/ 델피노
고호 작가님의 전작은 오래전에 《과거 여행사 히라이스》이라는 작품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최근 작품과 결이 다른 소설로 기억된다.
경찰대학 출신 엘리트 양태열의 낙향, 소설은 남해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경찰대 출신 파출소장의 좌천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설정인데 등장하는 주변 인물 또한 저마다의 비밀을 품고 있다. 지역 유지 김환국, 실장으로 불리는 영춘이라는 여자.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비리에 얽혀 희생양?처럼 시골로 좌천된 파출소장 양태열. 분한 마음을 품고 마을을 돌아보던 도중 불법 밀항으로 보이는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데....
저자의 문장은 가독성 좋게 읽히는데 악인이 내뱉는 대사에도 힘이 실려있다. 사투리가 많이 나오는데 해당 지역 사람이 아니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
소설이 제시하는 이슈는 너무나 많다. 지역 격차, 지방 소도시의 소멸, 불법 밀항, 불법 체류, 다문화 2세들, 지역 유지 카르텔과 마약 그리고 수많은 유혹들 나아가 조직 문화, 권력과 비리 등 그럼에도 과연 '정의'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다.
사람은 세상에 불만과 경계가 많아야 큰일을 하는 법이거든 p20
추격 도중에 죽은 외국인 여자, 그녀를 대신할 항공사 여직원 서현까지 얽히고설켜서 마침내 한배를 타게 된 이들...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인물 영춘!!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는 이 소설 역시 영상화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현이 친구를 부러워하는 모습, 복수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이다. 최고의 복수는 잘 사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단순히 잘 사는 것만으로는 복수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내가 잘 살고 있다는 걸 상대가 아는 순간부터라고.....
사람들은 졸작의 주인공이 되느니 차라리 흥행작의 엑스트라로 사는 길을 택한다. SNS가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수많은 졸작의 주인공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로 하여금 예산을 낭비해서라도 흥행작의 주인공을 카피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p100 ( 뼈 맞는 문장이다 ㅎㅎ)
한 번 펼치면 쭈욱 결말까지 읽게 된다. 다소 낯선 사투리, 음지의 사람들이 쓰는 언어들이 툭툭 걸리면서 가볍게 생각하며 읽다 보면 깊은 논제를 품고 있는 소설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와!! 진짜 재밌게 잘 쓰시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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