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에르 쌍소 (지음)/ 드림셀러 (펴냄)
한가한 시간이나 불확실한 시간을 제대로 영유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주로 쇼핑을 하거나 웹서핑을 했다. 정말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난 후, 팬데믹을 겪으며 책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딱 3년만 읽어보자는 생각 ( 지금 생각하면 그땐 너무 어렸다 ㅎㅎ),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책은 읽을수록 더 읽을게 많아졌다. 참 신기한 일이다.
최근 내 주위에 자신의 자투리 시간을 어찌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죽이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그들에게 책을 추천하면 피식 웃는다.
나는 책의 첫 문장부터 반했다.
:모름지기 작가는 같은 글을 재생산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게으르거나 혹은 일관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러한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작가에게 호의를 베풀자
나라는 작가는 느림에 대해 우리의 속도를 늦추는 능력에 대해, 느림의 매력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한다 p09
느림의 철학자라 불리신 분, 1928년생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피에르 쌍소 그의 이름만 알고 있었다. 이 분의 책을 만나보기는 처음이다.
우리 시대에 대화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무엇이 대화를 충만하게 하고 완벽하게 하는가? 답은 쉽지 않다. 먼저 말하고 생각을 나중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면 카톡 채팅방의 무의미한 대화들, 이모티콘 난무하는 것...ㅠㅠ 심지어 독서 토론 방이라고 들어가 봐도 마찬가지 ) 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의 악의를 증명하는 사람들. 조롱꾼은 대화를 할 때 타인이 주목하지 않으면 타격을 받는다. 저자는 조롱꾼이라고 표현했지만 여러 유형이 여기 속한다. 수다 vs 침묵에도 수많은 유형이 있음을 깨닫는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대화가 나를 놀라게 하기를, 내가 길을 잃게 되더라도 나를 낯선 땅으로 데리고 가기를 p40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주장을 내세우기 위한, 특히 요즘의 정치를 보면 ㅠㅠ 우리 정서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너무 잘 보여주는 정치판의 모습이다.
설령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해도 화합의 행복을 느끼며 떠나는 길을 안내한다는 문장, 최재천 교수님의 책 소개 문장이다. 이익이 없어도 기분 나쁘지 않은 대화라니 우리 시대에 얼마나 필요한 모습인가 ㅠㅠ
문학은 수 세기에 걸쳐 펼쳐지는 끊이지 않는 대화 p179
책 제목 대화를 한다는 것 나아가 대화에 대한 모든 것으로 읽어도 무방한 책이다. 쓸데없는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말 같지 않은 말이 오가는 시대, 대화다운 대화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덧. 함께 온 책갈피에 적힌 문구가 내내 기억에 남는다.
당신의 삶도 언제나 찬란한 빛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전한 다라는 문장....
책이 전해주는 온도를 1도 높여주는 출판사의 문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