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정성껏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김재성 지음/ 바른북스(펴냄)
한국 사회에서 무당이라는 상징성! 저자의 어머니는 무당이셨다.....
어느 날 엄마가 "무당이 되어야겠다"라고 말했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 책은 저자 인생을 그대로 담아냈고 어떤 부분에서 마치 소설 같았다. 삶이라는 소설!!
내게 무당이라는 존재는 막연히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절친도 무당이셨다. 그분은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셨다. 어릴 때 내가 사고를 당하고 많이 아팠을 때 할머니는 나를 무당 할머니에게 데려갔다. 그날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남아있고 그때 무당 할머니가 내게 했던 말은 일종의 주술처럼 남아 나를 살렸다. 그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무속은 빠르게 사라져 갔지만 지금도 무속의 힘을 믿는 분들이 있다. IT기업의 어떤 회장은 회사를 이전할 때 큰 무당을 불러 굿을 했다는 얘기 들었다. 첨단과학 산업의 리더가 굿이라니 좀 의아했다.
부모님의 불화로 내내 전학을 다녔던 저자, 한 번의 전학도 큰 충격인데 단기간에 여러 번 전학이라니 참 안타까웠다. 어린 시절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하는 일마다 잘 안되었던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하는 일마다 잘 풀렸다. 저자의 어머니가 마침내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되어야 했던 이유에는 모두 자신과 관련이 있었다. 처음 신내림 받을 때 신 엄마를 떠나 한양 12거리를 배우게 된 어머니, 검색해 보니 실제로 큰 굿이었다
지난봄 영화 《파묘 》에서 김고은 배우가 굿하던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정말 멋있었다. 무속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 분야 글을 써보고 싶어서 종종 찾아보는데 때마침 만난 이 책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어떤 분에게 무당이라는 직업은 그저 미신을 쫓는 천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어떤 분에게는 그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고민과 걱정을 말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첨단과학의 시대 무당이라 참으로 양가적인 감정이지만 무척 흥미로운 직업이다. 무당의 입장에서 아들만은 굿판에 들어서지 않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 저자의 삶이나 무당 엄마의 삶 읽는 내내 소설 같았다. 때로 우리 삶은 그 어떤 소설보다 더 극적인데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의 어머니 무당의 삶이 참 극적으로 그려진다. 어머니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자식을 가르친다고 했던가...
글 쓰는 직업이란 삶의 힘듦을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직업, 리뷰를 쓰는 독자도 종종 그런 감정을 느끼는데 저자는 더 그럴 것 같다. 어느 정도 픽션이 추가된 글이지만 저자의 삶이 이제 좀 평안해지시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