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서동인 (지음)/ 주류성 (펴냄)
봄이 오는 느낌이다. 책표지에서 먼저 봄이 오는듯하고 날씨도 조금씩 따뜻해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시 읽기 좋은 계절이 따로 있지 않지만 특히 봄에는 시가 잘 어울리는 듯하다. 저자의 전작을 살펴보면 역사와 관련된 책, 한국의 고대사, 잊힌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다. 저자가 이 책 시리즈 4권을 통해 소개하는 것은 위대한 옛 선인들의 시, 문학적 성취를 통해 우리 역사의 빛나는 유산을 돌아보자는 의미가 있다. 꽃과 사람의 공통점 생멸의 존재, 반드시 태어나고 죽는다.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이 시집이 주는 의미는 아마도 생과 멸에 대한 작은 인상, 왜 꽃이고 왜 시인가! 꽃은 한 개인의 삶을 돌아보는 매개체가 된다. 꽃이 없었던 계절이 있었던가...
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 꽃에 투영하는 마음은 근심, 걱정, 번민, 사랑, 삶의 회한, 인생무상 그 이상으로 다양할 것이다.
이 책 시리즈 1권에서는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챕터는 제목이기도 한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한시는 고리타분한 옛 시로 여겨지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자어, 한문에 약하기도 하고 한자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꽃은 흔히 여자에 비유되며, 지고지순한 존재로 비유되는 점도 내겐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만난 정호승 시인의 시, 꽃 2에서 표현한 인간의 꿈은 곧 꽃이라는 문장...
시를 소개하는 책으로만 알았는데 이전에 몰랐던 역사적 인물도 만날 수 있다. 연산군 때 인물 효령대군의 증손자이자 왕실 종친, 주계군의 시는 하룻밤 사이 꽃이 지는 것을 보고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했다. 결국 그는 임사홍의 간악함을 고하고 죽임을 당한다. 힘없는 종친, 최악의 군주의 시대 바른 소리를 하는 것, 자신의 시처럼 인생 덧없음을 실천해 보여주신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큰 의미가 있다. 어두운 밤 달의 움직임을 보고 쓴 시, 한 편의 그림이 떠오른다. 조선 숙종 시대 활동한 김창흡이라는 분의 시다. 초야에 묻혀 살던 시인들의 삶, 조선시대 몰락한 가문 혹은 벼슬을 할 수 없었던 처지의 문인들이 쓴 시 깊은 슬픔과 삶의 허무가 느껴진다. 기존에 잘 알려진 유명한 시도 좋지만 이렇게 잘 몰랐던 시 혹은 이 시집을 통해 처음 만난 시인들의 시가 더 와닿았다.
같은 《낙화》의 제목이라도 조지훈의 시와 고려 말 정몽주의 낙화는 사뭇 다르다. 시각과 청각을 다 열어 만날 수 있는 시,
과거의 사람들의 감성은 어떤가! 봄이 가는 것을 아쉬워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 첨단 과학 대우주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감성과 다르지 않다. 사는 시공간이 다를 뿐, 시가 주는 감동, 한시라고 부담을 가질 것이 아니라 이렇게 시 해설과 함께 해 보면 어떨까... 다가오는 봄날, 시각적으로 확연히 확인하는 시간, 봄날 시 같은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