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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님의 서재
  • 부디 안녕하기를
  • 남유하
  • 13,500원 (10%750)
  • 2026-04-20
  • : 400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은 우연적이다. 아빠에게 수도사의 영혼이 깃든 거나, 카리에게 살인자의 영혼이 깃든 것

그리고 내게 지구라는 먼 행성에서 온 조영인이 깃든 것. 모두 우연인 동시에 운명인 것처럼."

-32p


"우연과 우연이 더해진 걸 단순한 운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우주에는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힘 ㅡ운명보다 강한 무엇ㅡ이 작용하는 것 같았다." -p35


"완전한 어둠에 싸였다는 건 제 착각인지도 몰라요. 수심이 그렇게 깊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제 기억에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어둠으로 남았어요. 아마도 우주의 어둠이 그때 접한

어둠과 닮아서, 고독했지만 견딜 수 있었나봐요. 어쩌면 저는 어둠을 사랑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어요." -p185


"의식상태로만 존재하더라도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다면 괜찮은 것 같아요....(중략) 나는 우리가 서로에게 깃들었다고 생각해요."-p186
 나는 나의 아이와 가끔 '우주로 간다면 뭘 하고 싶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같은 대화를 나눌때가 있다. 나의 아이는 3살때부터 사람이 태어나면 죽고 태어나면 죽고 반복 하는거냐며 나에게 '윤회'를 이야기했고, 죽음과 삶에 대해 유난히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 얼마전에는 '엄마는 다시 태어나면 새로 태어나. 그러면 내가 그 새의 알로 태어날게. 나는 다시태어나서도 엄마의 아기가 될거야.'라고 말했는데,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내 아이의 머릿속에는 생의 반복과 이어짐이 항상 죽음과 연결되어있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처럼 여겨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누군가의 몸 안에 깃드는 이야기나 영혼이 빠져나가 우주 어딘가에서 떠돌다가 다시 태어나거나 누군가에게 깃드는 이야기들은 아이와 내가 가끔 상상하던 그런 세상과 비슷했다. 남유하 작가님의 청소년 SF 소설인 [부디 안녕하기를]을 읽었을 때 나는 아이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많이 떠올랐다.
 이 책의 주인공은 17세의 소로라는 아이이다. 이 곳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인데, 지구와 굉장히 비슷한 장소인 듯 하다. 무조건 그 행성에 사는 행성인들의 몸에는 깃든이가 들어가는데,주인공 소로의 몸에는 지구인인 조영인이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어떤 영혼이 나의 몸 안에 깃드는지 알 수 없기에 살인마의 영혼이 깃든이는 분리 무당의 굿을 통해 빼내는 의식을 해야하고, 또 소로처럼 지구인이 깃들게 되면 지구인과 감응하며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이 행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파헤치며 여러 생명을 구하려다가 희생되는 과정에서 우주로 가게 되고 다시 또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이야기. 나는 이 결론을 상상할 수 없었기에 매우 흥미로웠다. 시간을 거슬러가는 우주 영혼들...그리고 다시 지구의 누군가에게 깃드는 이야기가.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우린 어떻게 어디에서 만나 이렇게 질긴 끈으로 이어져있을까 상상한다. 내가 아이에게 깃들고 아이가 나에게 깃들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었다. 우리가 이 현실에서, 혹은 지구에서 삶이 끊어지더라도 우리는 우주 어딘가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그 시간을 거슬러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삶이 우연적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우연은 영원히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로와 영인처럼, 나와 아이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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