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실패한 여름휴가
신햇님 2021/01/0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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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여름휴가
- 허희정
- 11,700원 (10%↓
650) - 2020-06-25
: 254
별점 🌕🌕🌕🌕🌑
한줄평 세계의 균열에서 피어오르는 불안과 우울의 침범
➡️모래는 화가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파운드 케이크 9p
실패한여름휴가는 2020년 허희정작가의 소설집이다.
190여페이지 정도의 소설 모음집으로
「파운드케이크 」「우중비행 」 「실패한 여름휴가 」 「stained 」 「망가진 겨울여행 」
「인컴플리트 피치 」 「페이퍼 컷 」
총 7편으로 이루어졌다.
우울함과 불안함들이 소설들의 전체적인 흐름을 관통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작은 균열에서 나오는 감정들.
섬세하고 때로는 기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파운드 케이크」에서는 연인 모래의 부재에 대한 기다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연인인 모래가 사라진 후 세계가 무너지고 언어가 사라진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그럼에도 모래의 부재에서 벗어 날 수 없었다.
연인이 돌아왔을 때에도 모래와의 세상은 예전처럼 돌아 갈 수 없었다.
➡️다만, 내가 공들여 닦은,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마룻바닥 위에 먼지 구덩이가 내려앉아 있었다.
P31
「우중비행」에서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공간이 되버린 지구로의 회귀를 알아보기 위해 떠난 Q의 흔적을 찾아가는 G의 여정을 다룬다.
소설의 제목인 「실패한 여름휴가」에서는 권태기가 온
연인의 폐쇄적인 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우울함이 전체를 지배한다.
장기하의 <싸구려커피>에 나오는
끈적한 장판을 밟은 것과 같은 찝찝함과 같은 연인 사이의 권태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연애의 관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 그것을 보여주려는 듯 이 소설에서는 마침표(.)대신 쉼표(,)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
➡️언제나, 부재 앞에서 나는 가장 잔인하고, 네가 없는 방 안에서 나는 그때 네가 지을 표정을 골똘히 생각한다, 마치 그것을 내가 볼 수라도 있는 것처럼, 그것을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것처럼, 네가 그것을 나를 위해 마련해놓기라도 한 것처럼,
「staind」에서는 불안의 감정들이 빨간 공과 삼각형과 같은 각각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균열을 받아들인 이후의 삶이 의외로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빨간 공을 줍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stained 112p
「페이퍼 컷」을 통해 작가는 몰아 붙이는 불안과 우울의 감정들을
‘잘라버리는‘ 행위를 보여줌으로서
불안함이 가득 찬 세계의 균열 밖으로 나아간다.
➡️A가 커터칼을 집어들었다.
페이퍼컷 191P
소설이 가진 불안함은 표지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다.
기하학적인 모양의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원의 모습.
굳건한 정육면체 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은 인간의 불안함이 사랑에 기반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무너져 내리더라도 결국엔 다시 올릴 수 있다는 믿음.
새해에 시작하며 읽기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 있겠지만,
조용히 본인의 내면의 감정과
마주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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