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엄마가 본 하.그.아.리뷰
l_peter 2018/01/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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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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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17-12-15
: 39
장애인의 삶에 관해 생각하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독박육아"를 하면서였다.
출산 후 디스크 통증이 심해져 허리를 구부릴 수 없었던 첫 100일, 미세먼지와 폭염과 혹한의 날씨 때문에 바깥에 나갈 수 없었던 수많은 날들을 지나며 나는 처음 "갇혀있다"고 느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혼자 마음껏 싸돌아다닐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되었다고 느꼈을 즈음, 나의 이 한시적 박탈감이 누군가에겐 평생의 것이겠구나 싶었다.
유모차를 끌면서 턱이 있는 곳에 대충 발라놓은 시멘트도 어찌나 고맙던지, 카페나 상점에 경사로라도 설치되어있으면 나와 봄이를 환영해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처음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타고 시청에 갔을 때 의외로 가는 길이 수월했다. 문득 깨달았다. 유모차와 휠체어가 같은 길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휠체어가 다니는 길이 이렇게 수월해지기까지 많은 장애인들이 목숨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어쩌면 이 책의 저자에겐 전우애(?) 같은 것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길을 다니고있는 동지로서 이 사회가 우리에게 만들어논 길이 얼마나 척박한지 연대하는 마음이 들었는 지도.
장애인이 가까운 이웃에 있고 친구이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얼마전 처음 장애인콜택시를 함께 타 보았다. 장애인콜택시는 전동휠체어를 태울 수 있고 활동보조원도 함께 탈 수 있어 중증장애인도 지하철이 닿지 않는 곳까지 멀리 이동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대전 안에서만 다닐 수 있어 가까운 세종이나 공주 금산 논산 같은 곳엔 갈 수 없다. 만약 가려면 일반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봉고차와 자신을 안아서 휠체어에 태울 수 있는 장정들을 섭외 해야하는데 그렇게까지 타인에게 민폐끼치며 갈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장애인도 놀러 다니고 싶다! 여기저기 가고 싶고 바다도 보고 싶고 제주도도 가고 싶다...
이제 어느 상점에 가든 경사로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게 된다. 어쩌면 인권 교육은 약자와 소수자가 가까운 곳에 이웃과 친구로 살기만 해도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에 사는 장애인 친구 집에 자주 놀러가는 덕에 내 딸은 휠체어에 탄 사람들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마치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탄 사람처럼.
장애인이자 여성, 그리스도인이자 한 인간으로서 저자의 삶과 신앙, 관계 맺기의 지혜들은 많은 울림과 도움을 준다. 그의 관점이 나는 참 좋다. 무엇보다 냄새 나고 부패한 종교인들로 인해 숨막히는 요즘, 진짜 예수 향기를 내는 그리스도인을 만난 건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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