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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아인 랜드의 마천루 (원제는 fountainhead)를 처음 읽었다. 당시는 collective soul에 대한 편집적인 애정의 상승곡선 꼭지점에 위치했던 날들이었으니, 그들의 밴드 네임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마천루를 읽는 것은 나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별 시덥지 않은 시시껄렁한 이유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일단 책을 손에 넣고 나니 내가 굉장한 보물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장이 심하다고요? 물론 개인마다 관이 다르니 감흥의 정도 또한 다르겠지만 나라는 인간에게 있어 마천루는 일종의 암호해독기와 다름 없었다.

나 스스로를 정립해 가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그 모든 것들. 지지부진한 속도, 끊임없는 딜레마, 진부한 문제의 반복들..... 난 이것들의 해답을 마천루를 통해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측면에 국한되는 거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마천루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일종의 바이블 격이었다.

마천루는 아직 구체화되지 못한 내 머릿속의 흐리멍텅한 것들에 형상을 갖추어 주고, 좀 더 명료한 결론을 제시해 주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들 뿐만 아니라 아직 나의 사고가 미치지 못한 부분을 아우르고 있었으니..... 흠, 그때의 기쁨과 감동이란!

난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을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입장에 서있는 사람인가는 중요치 않다. 혹, 아인 랜드의 사상과 대치되는 사상을 지닌 사람이라면 이 책은 그에게 좀 더 강렬한 흥분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22살인 지금까지도 마천루는 충분히 유효한 틀로써 존재한다. 그리고 적어도 이 사실에 있어서만은 난 회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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