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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없다
블리츠크릭  2022/05/16 09:51
  • 댐버스터
  • 가이 펜로즈 깁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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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 : 253

대한민국에 ‘이순신’ 장군이 계신다면, 대영제국에는 ‘가이 펜로즈 깁슨’이 있다.

 

과장 조금 보탠 말이지만, 그만큼 영국에서 ‘가이 깁슨’ 영국 공군 중령과 그가 지휘한 제617 비행대대, 통칭 ‘댐버스터즈 (Dambusters)’는 존경 받고 있다. 댐버스터즈는 영국 공군의 상징이자 영국이라는 국가의 자존심이다.

내가 서평 하는 본서 <댐버스터 (원제 : Enemy Coast Ahead)>는 댐버스터즈 대대장 가이 깁슨이 직접 집필한 수필이자 회고록. 가이 깁슨과 댐버스터즈가 어떻게 영국의 상징으로 발돋움했는지 담담하게 서술하는, 담백하고 사실적인 논픽션이다.

 

1939년. 때는 제2차 세계대전 개전 직후. 나치 독일 제3 제국을 이끄는 사악한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모든 유럽을 침공하며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마침내 유럽 본토 최후의 보루였던 프랑스 공화국마저 불과 2주 만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자 유럽은 온통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로 도배된다.

이제 유럽에서 나치를 가로막을 유일한 적수는 도버 해협 맞은편에 자리한 ‘마지막 제국’ 뿐이었다. 대영제국은 나치가 가하는 맹렬한 침공을 막아내기 위해 해군 함대와 공군 전투기 및 폭격기 부대를 대거 동원해서 방어와 공격에 나선다. 여기에 대영제국의 이순신 ‘가이 깁슨’이 있었다.

 

개전 당시부터 이미 영국 공군 폭격기 부대에 복무하고 있던 수필의 필자 깁슨. 그는 자신의 폭격기를 조종해서 독일 본토를 폭격해서 나치가 침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혼란에 빠트리고, 야간 전투기 부대로 이임해서 야간 전투기로 독일 공군 폭격기들이 가하는 맹렬한 공세를 막아냈다.

풍부한 실전 경험을 쌓으며 최고의 베테랑이 된 깁슨에게 영국 공군은 막중한 임무를 맡긴다. 바로 영국이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서, 사악한 나치 독일을 무너뜨리는 신호탄을 쏘는 것.

가이 깁슨이 높이 쳐든 자유 민주주의의 기치 아래 최고의 군신들이 모였다. 그들은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고 마침내 독일 본토를 향해 굉장한 작전을 개시한다. 난공불락의 요새로 불리는 독일 수력발전소 3곳을 동시에 타격해서 박살을 낸 것이다. 이후 작전 성공 덕택에 가이 펜로즈 깁슨은 그야말로 호레이쇼 넬슨 제독에 맞먹는 대영제국 최고 군신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잇따른 작전과 전쟁의 참혹함은 깁슨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깁슨은 1944년에 나선 임무에서 장렬히 산화한다.

 

‘영국의 이순신’ 가이 펜로즈 깁슨의 수필이자 회고록 <댐버스터>는 영국판 <난중일기>라고 할 수 있다. <난중일기>가 군신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처럼, <댐버스터> 역시 깁슨의 영웅적인 전과 뒤에 가려진 인간적인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전쟁 속에 피어나는 애틋한 사랑은 물론이요, 뜨거운 전우애, 한 명씩 스러져 가는 전우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진혼곡이자 조국을 침공하고 전우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악한 적들을 향한 처절한 포효이다.

나는 <댐버스터>를 읽고 이 세상에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영웅은 없다. 다만 한없이 작은 인간이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깁슨이 본서에서 전우들을 위해 남긴 헌사로 내 생각을 대신한다.

 

“나는 이 책을 돌아오지 못한 불운한 이들에게 바치고자 한다. 그들은 조국과 인류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다. 그들을 결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 가이 펜로즈 깁슨, <댐버스터>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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