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대한 존중, 그것을 위한 전제는?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
정부가 2024년 올해 외국인 인력을 10만 명 더 늘리고, 고급 인재는 영주 또는 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고령층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단일민족국가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다. 단일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라는 의미로 백의민족, 동방예의지국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식어였다. 그런데 사실 단일민족론은 1948년 광복 이후, 국민 국가를 수립함에 있어 민족과 국가의 단일성 및 통일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역사적 배경에서 등장하였다고 한다.
외국인 유학생에서부터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민자 그리고 외국국적동포까지 현재 우리나라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커졌고, 앞으로는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일민족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보다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포용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
임서경 작가의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의 등장인물 마무티는 따스한 감성의 택시 아저씨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살아간다. 때로는 편견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마무티 아저씨는 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빠이자, 한국의 택시 운전사라는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그런데 마무티 아저씨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무슨 문제가 있으랴.
다문화에 대한 존중, 인정, 포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문화가 침해되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로 유입된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은 개방적이지 못한 사고에서 보여지는 단순한 편견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보이는 문화적 차이나 행동 및 태도에서 발생하는 편견도 있다. 전자의 경우, 시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쉽사리 바뀔 수도 있겠으나, 후자로 인해 다시 전자의 경우로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정부의 실제적 역할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단순히 다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직면한 우리나라의 상황 속에서 외국인 유입과 그 정책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이다.
